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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폐간’ 홍콩 빈과일보 사주, 첫 법정 증언… “홍콩 독립 지지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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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1-20 18:38:04 수정 : 2024-11-20 18: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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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내 대표적인 반중(反中) 인사로 꼽히는 홍콩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76)가 2020년 12월 수감된 이후 약 4년 만인 20일 법정에 나와 첫 증언을 했다. 이날은 홍콩 최대 규모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으로 무더기 징역형 선고가 이뤄진 다음날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강제 폐간된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는 이날 홍콩 서구룡 법원에서 “빈과일보의 핵심 가치는 홍콩 사람들이 수호하는 핵심 가치”라며 “그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집회의 자유”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폭력에 반대하며, 홍콩 독립을 지지하지도 않는다”며 “(독립은) 말이 안 된다(crazy)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21년 2월 홍콩 법원으로 이송되는 지미 라이 빈과일보 사주. 로이터연합뉴스

수감 이후 다수의 재판을 받은 지미 라이가 법정에 서서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미 라이는 최대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미 라이는 빈과일보에 실린 161건의 언론보도와 그의 인터뷰 기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게시물 등을 통해 2019년 홍콩에서 발생한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홍콩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법정에서 홍콩 검찰은 지미 라이가 해외 인사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과 관련해 홍콩과 중국에 대한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 했는지 질문했고, 지미 라이는 이를 부인했다.

 

서방 언론들은 홍콩의 정치적 자유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재판 중 첫 증언이 나온 점에 주목했다. 전날 홍콩 법원은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 등 홍콩의 민주 진영 인사 45명에 대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각각 징역 4∼10년을 선고했다.

 

AFP는 고령인 지미 라이의 옥중 건강 상태와 수감 환경에 대한 우려가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이날 재판정에 선 모습으로는 건강이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네 명의 교도관에 의해 호송됐으며, 법정 방청석에 있는 이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날 취재진과 시민들이 몰려든 법정 밖에는 폭우가 쏟아졌고, 80세의 한 홍콩 시민은 AFP에 “지미 라이는 존경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며 “돈이 많아서 언제든 (홍콩을) 떠날 수 있었음에도 책임감을 느끼고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쓴 홍콩 시민들이 20일 홍콩 서구룡 법원 앞에서 지미 라이 빈과일보 사주의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홍콩=EPA연합뉴스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회담하던 중 스타머 총리가 영국 시민권자인 지미 라이 문제를 언급하자 중국 측이 영국 취재진을 회담장 밖으로 내보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스타머 총리는 회담 중 “지미 라이의 옥중 건강 악화에 대한 보도에 우려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런 어색한 상황이 스타머 총리가 중국과 관계 개선을 시도함에 있어서 처한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지미 라이 기소는 국제적인 이슈가 됐고, 인권 단체와 외국 정부들은 그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은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지난 10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지미 라이의 석방 가능성에 대한 발언을 한 바 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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