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AID 30+ 프로젝트’ 발표
재교육 통한 경쟁력 제고 추진
소외 된 곳 없게 면밀 시행해야
2023년 9월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글로벌 교육·혁신 서밋’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교육기술 국장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시점에서 교육은 더 빠르게 혁신해야 하고, 앞으로는 디지털 세상에서 디지털 항해가 가능한 디지털 시민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2010년대 후반부터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로 일컬어졌던 디지털 대전환이 사회의 전 분야로 확산하면서 우리나라 교육 분야에서도 인공지능(AI) 기반 교육, 에듀테크, 디지털 인재 양성 등이 주요 이슈로 등장하였다. 윤석열정부에서는 디지털 인재 양성 종합방안(2022), 생성형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2023), 에듀테크 진흥방안(2023) 등 디지털 교육의 현장 정착과 확산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 왔다.
지난 10월16일 교육부는 이전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성인의 AI·디지털 역량 강화를 돕는 ‘인공지능·디지털(AID) 30+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대학 중심으로 성인 AI·디지털 역량을 제고하는 것,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여 모두가 누리는 디지털 세상을 만드는 것, 수요자 맞춤형으로 디지털 평생학습을 지원하는 것, 디지털 평생교육체제로 전환을 지원하는 것 등 4대 과제를 담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4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AI 기술 발전이 2023년부터 2028년까지 노동자 44%의 업무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앞으로 노동자 5명 중 3명은 기술에 적응하기 위한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진단한 바 있다. 30세 이상의 성인들 대상으로 한 디지털 평생교육체계 수립은 이렇게 디지털 대전환과 함께 Chat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의 혁신이 급속도로 이루어지는 시대를 살아가는 성인들에게 AI·디지털 분야에 대한 재교육(re-skilling)과 향상교육(up-skilling)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개인에게 삶의 기회를 확대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역량을 함양하는 데 크게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 제고에 필요한 고용시장 및 인적자원 개발 체제 변화를 유도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2008년 설립 이후 교육부와 함께 우리나라의 평생교육 진흥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핵심 기관이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인공지능·디지털(AID) 30+ 프로젝트’가 성인의 디지털 역량 제고로 효율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및 대학들과 협동적 분업체계를 기반으로 하는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이번 프로젝트가 포함하고 있는 다양한 디지털 평생교육 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AI·디지털 평생교육은 개인의 학습 수준과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고려할 사항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AI·디지털 교육을 ‘도구’로 인식하여 디지털 기기의 작동법이나 활용, 또는 플랫폼 구축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또는 AI·디지털 ‘역량’을 중심으로 내용(교육과정)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30세 이상의 성인은 성별, 연령, 학력, 직업군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번 새로운 정책 제시와 함께 면밀한 후속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AI·디지털 교육 접근성에 따른 정보 격차를 최소화하여 모든 국민이 평생교육에 참여하는 데 있어 소외계층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계 부처 차원에서 성인의 디지털 역량을 조사·진단할 수 있는 체계를 수립하는 한편 중앙정부 부처별, 지방자치단체별로 분산된 디지털 교육의 현황을 파악하고 효과성을 분석하여 정책 목표가 실현될 수 있도록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인공지능·디지털(AID) 30+ 프로젝트’가 본래 의도한 대로 바람직한 결과로 이어지도록 하려면 계획 못지않게 실천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김성열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이사장·경남대학교 명예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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