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민주주의 전복으로 귀결”
북한을 위해 간첩활동을 벌인 혐의로 최근 1심 재판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전 민주노총 간부가 “이태원 참사로 인한 분노를 정부에 돌리라”는 취지의 지령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지법 형사14부(재판장 고권홍)는 이달 6일 100여 차례에 걸쳐 북측 지령문을 받고 움직인 혐의로 전 민주노총 조직쟁의국장 석모(53)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석씨는1심 판결에 불복해 11일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24일 관련 판결문에 따르면 석씨는 핼러윈 참사(2022년 10월29일) 발생 2주쯤 뒤인 2022년 11월 북한 문화교류국 소속 공작원으로부터 “이번 참사를 계기로 정세국면을 조성하는 데 중심을 두고 각계각층의 분노를 최대로 분출시키기 위한 조직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였으면 합니다”라는 내용의 지령문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북한 공작원이 이태원 참사 유족들의 크나큰 고통에 함께 슬퍼하면서 애도의 심정에서 지령을 내렸을 리 만무하다”며 “지령문과 보고문의 내용들은 모두 단 하나의 목표인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으로 귀결된다. 피고인은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장기간 이에 동조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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