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세부사항 의구심 있어 불안”
美, 중동 특사 파견 등 압박도 한몫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이스라엘 관리들과의 안보 협의에서 헤즈볼라와의 새로운 휴전 협상을 “원칙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 또한 양측은 60일간 과도기를 갖는 것을 골자로 한 휴전안에 합의하기 직전이라고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전했다.
CNN방송은 이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협상에 원칙적으로 승인했다면서도 세부 사항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은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계속 총격을 주고 받는 상황에서 한 번의 실수로 협상이 뒤집힐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마이클 헤르초그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이스라엘의 육군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협상) 타결에 근접해 있다. (합의가) 며칠 내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칸, 하레츠, Y넷 등 이스라엘 언론들 역시 이스라엘·미국·레바논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미국이 제시한 헤즈볼라와의 휴전안에 큰 틀에서 합의했다면서 조정해야 할 일부 세부 내용들이 남아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휴전안은 과도기에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도록 했으며, 레바논 정부군이 국경 근처로 배치되는 동시에 헤즈볼라는 리타니강 북쪽으로 중화기를 옮기도록 하고 있다. 또 미국이 주도하는 관리위원회가 합의 이행과 위반 여부를 모니터링하도록 했다.
이 같은 진전 배경에는 이번 휴전합의의 중재자로 나선 미국의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특사로 파견된 아모스 호치스타인 백악관 선임고문은 지난 23일 주미 이스라엘 대사에게 수일 내 이스라엘이 휴전합의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중재에서 발을 빼겠다고 경고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이스라엘 채널12에 따르면 최종 합의안 타결을 위해 미국에서는 댄 샤피로 전 주이스라엘 대사가 25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스라엘 정부와 논의에 나선다.
양측은 휴전 협상이 속도를 내는 와중에도 공세를 이어갔다.
레바논군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4일 레바논 남부 알아미리야에 있는 레바논군 기지를 실수로 폭격해 군인 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이번 사건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레바논군이 아니라 헤즈볼라 테러조직을 표적으로 싸우고 있다”고 해명했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휴전 노력, 남부에 레바논군을 확고히 주둔시키려는 노력, 유엔 결의 1701호 이행을 위한 노력을 모두 거부하는 피비린내 나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비난했다.
헤즈볼라는 이날 오후까지 이스라엘 각지에 로켓 등 발사체 약 250기를 쐈다. 이스라엘 북부에서는 민가가 파괴되고 일부 주민이 로켓 파편에 맞아 다치는 피해가 발생했고 이스라엘 중부에도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이날 텔아비브 남쪽 항구도시 아슈도드의 이스라엘 해군기지를 대규모 무인기(드론)로 처음 공습했으며 텔아비브의 군사시설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또 하루 동안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의 메르카바 탱크 6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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