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교류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선도 끊으며 적대적 두 국가 체제를 공고화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6일 “북한군이 수명이 지난 24일부터 경의선 주변 송전탑에 올라가서 일부 송전선을 자르는 모습을 포착했다”며 “끊은 선은 송전탑 밑에 쌓아뒀다”고 밝혔다. 북한이 자른 송전선은 군사분계선(MDL) 이북 지역의 첫 번째 송전탑에서 남측에 설치된 송전탑을 연결하는 선이다. 송전탑 하나에는 6개의 고압선이 있고 이를 지지하는 선이 2개가 더 있는데 그 선을 자른 것이다.
해당 송전선은 과거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사용됐다. 남측 파주시 문산읍에서 북한 평화변전소까지는 총 48기의 송전탑이 있다. 남북은 2006년 12월 송전선을 연결해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했는데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그해 2월부터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북한은 최근 경의선·동해선 도로 폭파, 대전차 장벽 설치 등 남북 교류의 상징을 드러내고 단절 움직임 이어가고 있다. 송전선 역시 남북을 상징하는 구조물이라 의미가 크다. 휴전선 전체에 방벽을 세우거나 요새화할 수 없으니 상징적인 도로와 구조물들을 드러냄으로써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관련 동향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면서 “남북관계 단절 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이 우리 정부의 예산이 들어간 구조물들을 드러내는 모습들이 반복되는 부분에 대해 “북한의 불법적 재산권 침해 행위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하고 단호히 대응해 나간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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