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도 이스라엘에 드론·로켓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의 휴전에 전격 합의한 26일(현지시간)에도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을 강도 높게 폭격했다.
레바논 수도 중심부까지 처음으로 공습 대상에 포함되는 등 교전 이래 가장 강력한 폭격이 이뤄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향해 드론을 출격시키는 등 휴전 발효 직전까지 격렬한 공방이 이어졌다.
AP·로이터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중심부에 대피 경고를 발령한 뒤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이 이 지역에 경보를 내린 것은 지난 9월 헤즈볼라를 겨냥한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레바논 남부 지상전에 돌입한 이후 처음이다.
베이루트 중심부의 붐비는 상업지구 함라에서는 레바논 중앙은행 건물에서 불과 400m 정도 떨어진 건물에 공습이 이뤄졌다.
베이루트 중심부의 주거용 건물에서도 공습으로 최소 7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다쳤다.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인 다히예 지역을 포함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 일대에도 약 20차례 공습이 이뤄졌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연계 금융기관 '알카르드 알하산' 본부와 지점 등 7곳도 목표물이었다고 부연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오전부터 레바논 남부 빈트즈베일 등지의 헤즈볼라 로켓 발사대, 무기 저장고, 지휘센터 등 약 30곳을 공습했다며 이스라엘 북부를 수차례 공격한 나세르 부대의 대전차미사일, 방공무기 등 보관 시설도 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휴전 타결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대규모 공습은 계속됐다. 휴전 합의는 현지시간으로 27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오전 11시)에 발효되는데 발효 직전까지 공습이 이어진 것이다.
AFP는 휴전 발효 30분 전에 베이루트 남부에 공습이 이뤄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AP통신은 휴전 발효 몇시간 전까지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와 남부 교외 지역을 상대로 교전 이래 가장 강도 높은 공격을 벌였으며 대피 경고 발령도 가장 많았다면서 레바논 전역에서 최소 4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레바논 남부 지상전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스라엘군은 91사단 병력이 리타니강 일대에서 복잡한 지형에 은폐돼있던 테러 시설을 급습해 발사대 수십 개, 로켓과 미사일 수천 개 등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 군인이 리타니강 지역에 진입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와 접한 레바논 북부 국경지역도 처음으로 공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레바논 교통장관을 인용해 전했다.
공습은 휴전 합의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이란 연계 세력도 표적으로 삼아왔다.
미군 중부사령부도 이날 시리아 내 이란 연계 무장세력의 무기 보관 시설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하루 전 시리아 내 미군이 공격당한 데 대한 대응이다.
이스라엘군의 맹폭은 헤즈볼라 휴전 합의를 어기지 말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합의에 반대하는 일부 국내 여론을 달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헤즈볼라도 맞대응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를 공습 표적으로 삼고 민간인을 학살한 데 대한 대응이라며 이날 저녁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외곽 지역의 여러 민감한 군사적 표적을 상대로 드론을 출격시켰다고 밝혔다. 발표는 휴전 합의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 나왔다.
이날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로 이스라엘 북부에 공습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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