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전 ‘물 다이어트’, 체중 감량에 효과 보여
최근 다이어트에 돌입한 50대 직장인 서모씨. 키 170㎝에 몸무게가 90kg로 과체중이다. 체중 관리를 하지않으면 당뇨병, 관절염 등 각종 질환에 노출된다는 의사 조언에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하지만 실행에 옮기는 건 쉽지 않다. 시중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복용했다는 고가의 비만 치료제 등 다양한 옵션이 많다. 놀랍게도 그가 선택한 다이어트는 식사 전 물 한 컵을 꼭 마시는 것. 비싼 약을 먹거나 과도한 금식 리스트에 질리지않고도 과식을 막을 수 있는 단순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서씨는 “매끼 식사 전 물을 마셨더니 포만감에 식사량이 줄고 있다”며 “놀랍게도 두 달 만에 4kg을 감량했다”고 만족해했다. 그러면서 “평소 커피와 차 등을 꾸준히 마시니 즐겨먹던 간식도 크게 줄었다”고 했다.
서씨 처럼 매일 물을 충분히 마시면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25일(현지시각) 발표한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물 섭취가 체중 감량에 미치는 영향이다. 세 가지 기존 연구를 분석한 결과 성인이 식사 전에 약 500㎖의 물을 마시면 체중 감량 효과를 볼 가능성이 있다. 한 실험에서 (12주~12개월 동안)끼니마다 물을 마신 참가자들은 물 섭취량을 늘리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최대 2배 더 많은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식사 전 마신 물이 포만감을 높여 전체적인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데 기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식사 전 ‘물 다이어트’ 효과는 속속 입증되고 있다.
앞서 캐나다 퀸스대학교 연구팀은 비만한 남녀를 두 그룹으로 나눠 저칼로리 식사와 함께 첫 번째 그룹은 식사량 조절, 두 번째 그룹은 식사량 조절과 더불어 식사 전 물을 500㎖ 정도 마시도록 했다.
12주 후 첫 번째 그룹은 5~8kg, 두 번째 그룹은 7~10kg을 감량했다. 식사 전에 물을 마신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평균 40~200kcal을 적게 섭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사 전 물을 마시면 위에 물이 채워지며 포만감이 생기고 그만큼 열량 섭취가 줄어드는 것이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영양학과 브렌다 데이비 박사 논문에서도 아침식사 20분 전 물 두 컵을 마신 사람들은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약 2kg을 더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심혈관질환과 저혈압 예방 등에도 도움이 된다.
그 이유가 뭘까. 체내 수분은 자는 동안 땀이나 호흡으로 최대 1ℓ까지 배출될 수 있다. 이에 혈액이 끈끈해지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등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 평소 물을 마시면 혈액 점도가 낮아져 이를 예방할 수 있다.
물을 마실 때는 따뜻한 물을 천천히 마시는게 좋다. 체내 따뜻한 물이 들어오면 혈관이 확장된다. 이는 혈관 벽은 이완시키고 모세혈관 같은 작은 혈관들이 부드러워지면서 혈류 흐름을 개선한다. 따뜻한 물은 혈액의 점도를 감소시켜 혈액순환도 돕는다.
다만 식사 중이나 직후에 물을 많이 마시면 위액을 희석시켜 소화를 방해하기 때문에 식사를 했다면 물은 2시간 후에 마시는 게 좋다. 콩팥의 소변 희석 능력이 떨어지는 하루 적정 물 섭취량은 일반적으로 성인 남성 기준 2.5~3ℓ, 성인 여성 2~2.5ℓ 정도다.
하지만 한국인 10명 중 6명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암웨이가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를 통해 전국 만 20~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 물 음용 행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6명은 ‘물 섭취 부족’을 체감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2.2%)이 매일 ‘1ℓ 미만’의 물을 마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40.9%가 ‘500㎖ 이상~1ℓ 미만’ 섭취한다고 답했으며, 11.3%는 하루 종일 ‘500㎖ 미만’의 물을 먹고 있다고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