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부당대출, 현 경영진으로 수사 확대
우리금융그룹의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조병규 우리행장 취임 전 자료까지 압수수색해 들여다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28일 임종룡 우리금융 현 회장과 조 행장 재임 시에도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검찰과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은행 경영진의 방조 또는 연루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1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8일 우리금융 본점 회장·우리은행장 집무실을 압수수색 하면서 조 행장의 압수수색 기간을 2021년 이후로 적시했다.
당시 검찰은 조 행장을 피의자로 전환, 압수수색하면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12조 제2항을 관련 근거로 제시했다. 이는 ‘금융회사의 장은 회사 임직원이 직무에 관해 범한 죄를 알았을 때 지체 없이 수사기관에 보고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는 조항이다.
조 행장이 지난해 10월 여신감리부로부터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을 보고 받아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이나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고작 처벌 수준이 벌금 200만원짜리인 혐의로 회장과 행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망신주기용이거나 거취 압박”이라는 해석과 함께 수사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법조계 관계자는 “신고의무 위반을 살피려면 조 행장이 사건을 보고받은 지난해 10월 즈음부터 압수수색을 해야 하는데 그 이전부터 압색을 한다는 것은 부당대출 신고의무 위반 이상을 의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조 행장과 임 회장이 부당대출에 좀 더 깊게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달 28일 손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에 대해 “현 회장과 현 행장 재임 시에도 유사한 거래가 있었다”며 “불법이나 위규 비리에는 무관용 엄정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원장 발언은 두 인사가 재임시 벌어진 부당대출을 알고도 법에서 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거나 최소한 방조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추후 수사 결과에 따라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 임 회장·조 행장 임기 중에 벌어진 부당대출의 구체적인 내용과 규모, 우리금융 이사회에 보고 유무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깜짝’ 금리 인하 효과…KB·신한·하나 대출금리 최대 0.19%p↓
한국은행이 지난주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전격 낮추자 대출금리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일자로 은행채를 지표로 삼는 고정금리형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19%포인트 내린다. ‘든든주택’ 전세자금 대출(2년 고정·3등급 기준) 금리도 0.18%포인트 떨어지고, 주택담보대출(혼합형·고정형) 금리는 0.19%포인트 하향 조정된다.
하나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지표)는 지난달 29일 기준 일주일 전보다 0.189%포인트 낮아졌다. 은행채 5년물을 따르는 신한은행의 주담대 금리 역시 같은 기간 하단이 0.14%포인트, 상단이 0.15%포인트 각각 내렸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채(은행채·무보증·AAA) 5년물의 금리는 지난달 27일 연 3.092%에서 29일 2.965%로 내려앉았다.
다만 예대 금리차 확대(대출금리-예금금리)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은행 가산금리의 하향 조정은 대체로 내년 초에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까지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11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4조원대 중반 수준 늘어났다. 지난 6월 4조2000억원 이후 5개월 만에 증가폭이 4조원대로 축소됐다. 특히 지난달에는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2022년 8월 이후 2년3개월 만에 은행권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에 40대 가구 사업소득 ‘최대폭’ 감소
‘경제 허리’에 해당하는 40대 가구의 3분기 사업소득이 통계 집계 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3분기 소비지출에서 의류·신발이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소 수준으로 떨어졌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3분기 가구주 연령이 40대인 가구의 사업소득은 107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16만2000원(13.1%) 감소했다. 1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가계동향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소득 수준 자체도 3분기 기준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졌던 2021년(105만1000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후퇴했다.
사업소득이 40대에서 유독 부진한 건 도·소매업 등 재화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지속된 탓이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40대 자영업자 115만2000명 중 도소매업 종사자가 23만3000명(20.2%)으로 가장 많았다.
도소매업 생산은 작년 2분기(-1.1%)를 시작으로 올해 3분기(-2.1%)까지 6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이는 재화 소비가 부진을 거듭한 데 따른 것이다.
재화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2022년 2분기(-0.2%)부터 꺾이기 시작해 올해 3분기까지 10개 분기째 줄었다. 199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긴 감소세다.
특히 의류·신발 부문의 침체가 두드러진다. 가구당 월평균 의류·신발 지출은 올해 3분기 11만4000원을 기록,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저치(3.9%)로 떨어졌다. 특히 저소득층인 소득 1분위(하위 20%)에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이 13.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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