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안정제 복용”…강남 8중 추돌사고 낸 무면허 20대 재판 시작

서울 강남구 한복판에서 8중 추돌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 무면허 20대 여성의 첫 재판이 곧 열린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장수진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의 1차 공판기일을 12일 진행한다.

서울 강남에서 무면허 사고 후 역주행 한 20대 여성이 지난달 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지난달 2일 오후 1시쯤 운전면허 없이 어머니 소유 차를 몰고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에서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고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사고로 자동차 7대와 오토바이 1대가 파손됐고, 운전자와 동승자 등 9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고 약 40분 전에도 김씨는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이면도로에서 유모차를 밀던 여성을 치고 달아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아이와 엄마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당시 김씨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고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면증 증세가 있어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약물 정밀 감정 결과 실제로 정신과 약에 든 신경안정제 성분이 검출됐다. 김씨는 운전학원에서 운전을 배운 적은 있지만, 면허를 취득한 이력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사고 당시 김씨가 복용한 의약품 때문에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경찰 송치 때 적용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혐의가 아닌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안경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