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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다녀보니 힘들어… ‘그냥 쉬는’ 청년 는다 [뉴스+]

입력 : 2024-12-02 19:26:29 수정 : 2024-12-03 04: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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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4세 ‘쉼’ 1년 새 8만6000명↑
사직 후 구직활동 않는 경우 빈번
한은 “니트족화 않게 정책 노력을”

최근 A(28)씨는 3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새 일자리를 찾은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미뤘던 여행과 취미생활을 하며 당분간 여유를 즐길 계획이다. 그는 “그동안 회사 생활로 제대로 쉴 틈조차 없어 번아웃이 왔다”며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지금은 쉬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했다.

 

최근 1년 새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쉰’ 청년층(25∼34세)이 8만6000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대부분은 A씨처럼 취업 경험이 있는 이들이었다. 한국은행은 청년층의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하면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정책적 노력을 통해 일자리로 유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2일 발표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쉬었음 인구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2.7%에서 올해 3분기 29.5%까지 상승했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특별한 사유나 교육훈련 없이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이들을 뜻한다.

‘쉬었음’ 증가세는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층이 이끌었다. 노동시장에 아예 진입하지 않고 쉬는 것이 아니라 취업 경험 후 더는 구직을 하지 않는 이탈 사례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3분기 33만6000명에서 올해 3분기 42만2000명으로, 1년 만에 25.4%나 늘어났다.

 

그만둔 사유별로 ‘자발적 쉬었음’과 ‘비자발적 쉬었음’으로 나뉘는데, 청년층에서는 모두 늘었다. 또 자발적으로 쉬는 청년이 비자발적인 이들보다 많았다.

보고서는 청년층 자발적 쉬었음의 배경으로 일자리 미스매치 등 구조적 요인을 꼽았다. 비정규직 취업에 따른 직업 안정성과 근로시간의 부족, 실직 위험 등으로 청년 고용의 질이 크게 하락한 점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비자발적 쉬었음은 구조적 요인 외 경기적 요인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수민 한은 고용분석팀 과장은 “청년층의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일할 의지가 없는 무직자인 니트(NEET)족화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청년층 쉬었음 증가는 향후 노동 공급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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