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GM과 ‘각형 배터리’ 개발

파우치·원통형 이어 ‘3대 폼팩터’ 장착

전기차 ‘캐즘’ 속 수요 다변화 적극 대응
얼티엄셀즈 3공장 내년 1.4조 들여 매입
투자 효율성 높이고 북미 생산거점 활용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선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 투자해 미국 미시간주에 건립 중이던 배터리 공장을 인수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각형 배터리 및 핵심 재료 공동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이번 계약에 대해 “14년간 이어진 굳건한 파트너십의 또 다른 결실”이라며 “협약을 통해 개발되는 각형 배터리는 향후 GM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각형 배터리 개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파우치형, 원통형, 각형 등 모든 배터리 폼팩터(형태)를 포트폴리오로 갖추게 된다.

각형 배터리는 납작한 상자 모양의 알루미늄 캔으로 둘러싸여 외부 충격에 강하다. 또 배터리 모듈 및 팩 단계에서 구조적 간소화가 가능하다. 특히 파우치형 배터리와 비교하면 공정이 단순하고 생산단가가 낮아 양산에 유리하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삼성SDI가 각형 배터리를 공급해 왔으며, 시장 수요가 커지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각형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각형 배터리 공동개발을 시작으로 파우치형·원통형·각형 폼팩터별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 중인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배터리 제3공장 지분을 합작 파트너사인 GM으로부터 인수할 계획이라고 이날 공시했다.

두 회사는 현재 인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인수가 이뤄지면 LG에너지솔루션은 3공장을 북미 주요 생산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얼티엄셀즈 3공장 매각·인수 건은 전기차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완성차 업체들은 잇따라 수요에 맞춰서 전기차 생산 속도 조절에 나섰다.

GM은 지난 6월 올해 전기차 생산량 목표를 기존에 발표한 20만∼30만대에서 20만∼25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번 3공장 지분 매각은 자본의 효율적인 배치를 통한 수익성 개선의 일환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GM은 공장 지분 매각으로 투자금 약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회수할 예정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지분 매각은 내년 1분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로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이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