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 관련 남북관계와 평화운동 분야에서 헌신해온 대표적 단체가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을 규탄했다. 특히 “종북 척결“을 계엄명분으로 삼은 것에 대해 “분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사단법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측은 4일 ‘한반도 평화는 굳건한 민주주의에서 시작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것이 과연 2024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군사독재 시절에나 가능할 법한 비상계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성명은 “우리 사회는 1980년대 군부 독재 이후 민주주의 체계를 조금씩 발전시켜 왔다”며 “여전히 완벽하지는 않고, 대화와 소통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들을 모아나가야 하는 민주적 절차와 과정은 더디고 지난하지만,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사람의 독선과 독재가 우리 사회와 개개인 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었는지 똑똑히 기억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계엄 명분으로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 등을 언급한 것에 대해 “현 시점에서 북한 공산세력과 종북 반국가 세력 척결을 위해 비상계엄이 필요하다고 동의하는 국민은 없다”며 “이번 계엄 선포는 분단 갈등을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악용한 극단적인 사례일 뿐”이라고 했다.
성명은 “헌법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고 주권자인 국민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 국민의 일상을 흔들고 공포로 몰아넣은 비상계엄 선포는, 그래서 그 자체로 위헌”이라며 “왜 우리 국민이 더디고 불편한 민주주의를 선택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된 날”이라고 했다.
성명은 “한반도 평화는 우리 사회의 굳건한 민주주의에 기반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금 인식하 게 된 날이기도 하다”며 “남북문제를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용하려는 이들이 있는 한 이 땅의 평화는 요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명은 “앞으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분단이 가져온 우리 사회 일그러진 모습들을 끊임없이 드러내고 치유하는 일에 매진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더욱 튼튼하게 하고, 남북의 화해와 한반도 평화의 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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