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로 국회 본청 건물에 계엄군이 투입된 가운데, 시민들과 대치하던 계엄군들이 분노한 시민을 다독이는 모습이 뭉클함을 안겼다.
지난 3일 구독자 31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미디어몽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 내부 상황을 8시간 동안 생중계했다.
해당 영상에는 한 남성 시민 A씨가 계엄군과 맞서는 장면이 포착됐다. A씨가 군인들을 뚫고 진입을 시도하자, 한 군인이 A씨 어깨를 잡고 벽 쪽으로 강하게 밀쳤다.
벽에 부딪혀 중심을 잡지 못해 비틀거리던 A씨. 화가 난 그는 다시 해당 군인에게 다가가 실랑이를 벌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군인이 남성을 뒤에서 껴안아 그를 진정시키려 했다. 곧이어 또 다른 군인도 A씨에게 다가와 어깨를 다독였다. 두 군인은 양옆에서 남성을 껴안고 등을 토닥이며 마치 자신의 아버지를 위로하듯 달랬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군인도 사람이다”, “밀친 군인 보고 화났다가 다독이는 군인 보고 눈물 흘렸다”, “시민이나 군인이나 무슨 고생이냐” 등 대치 상황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표했다.
현장에 투입된 계엄군이 물리력 사용을 최대한 자제했다는 증언도 속속 나왔다.
한 누리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의사당 내부에서 보좌진들이 소화기 뿌리며 저항할 때 계엄군이 그냥 진입하는 척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명령을 거부할 수는 없고, 시민들과 싸울 수도 없으니 하는 척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야간투시경을 착용한 것을 보면 전력 차단이 작전의 기본이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국회가 표결도 못 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특전사들이 애초 훈련받은 것처럼 일사불란하게 행동했다면 맨몸으로 저지하는 보좌진들을 5분 안에 제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국회 보좌진들과 대치하게 되자 현장 지휘관이 부대원들에게 “하지 마. 하지 마”, “뒤로 와. 뒤로 와”라고 외치며 물리적 충돌을 피하려는 듯한 모습도 한 유튜버에 의해 포착됐다.
시민들과 충돌하는 상황에서 양손을 드는 등 물리력을 사용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표현하기도 했다. 계엄령 해제 후 국회에서 철수하는 과정에서 카메라를 향해 여러 차례 고개를 숙이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계엄군의 모습도 눈길을 모았다.
앞서 이날 오후 10시25분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무장 계엄군은 4일 0시쯤 헬기를 타고 국회 경내에 진입, 국회의사당 본청 건물 2층 사무실 유리창을 깨부수고 내부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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