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식당 약 3000곳에 전화를 해 "배탈·설사에 시달렸다"며 합의금을 요구한 일명 '장염맨'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해 6월16일부터 올해 4월께까지 전국 음식점 점주등을 상대로 모두 456명에게 약 1억원을 뜯어냈다.
전주지법 제3-2형사부(부장판사 이창섭)는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로 기소된 A(40)씨에 대해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고 5일 밝혔다.
그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서울, 부산, 전주 등 전국 각지의 식당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거기 음식을 먹었는데 배탈이 났으니 배상금을 줘야겠다. (배상금을) 주지 않으면 관계기관에 신고해서 행정조치 받도록 하겠다"고 점주들을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관 조사 결과 A씨는 실제 식당을 방문해 음식을 먹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거짓말을 저질렀으며, 민원을 두려워한 업주들은 이에 속아 A씨에게 돈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또 몇몇 업주가 ‘영수증과 진단서를 보내달라’고 하자 범행을 중단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그는 같은 종류의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지 2개월 만에 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숙박업소를 옮겨 다니며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음식점에 매일 10∼20차례씩 전화를 걸어 범행을 시도했다.
범행 기간이 길어지면서 전국 음식점 3000여 곳이 A씨에게 합의금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동종범죄인 상습사기, 사기, 사기미수 등으로 여러차례 집행유예와 벌금형 등을 선고받은 적이 있고, 누범기간 중 재차 이와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며 "항소심에 이르러서도 아직까지 피해자와 합의되지 않은 점 등 현재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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