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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파 이탈표 막아라”… 탄핵 표결 ‘단속’ 나선 與 지도부 [비상계엄 후폭풍]

입력 : 2024-12-05 18:03:05 수정 : 2024-12-05 23: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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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본회의 보이콧 방안 등 검토
野, 김여사 특검법 동시 추진에
특검법만 반대 뒤 퇴장 등 고민

김예지 의원 등 5명 변수로 부상
대통령 사과·임기단축 개헌 촉구
탄핵 표결 관련 “입장 안정해져”

8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기 위해 필요한 여당 내 최소 이탈표 수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려면 재적의원(300명) 3분의 2인 200명의 동의가 필요한데, 야당 의원 192명으론 역부족이어서다.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은 5일 표 단속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친한(친한동훈)계 중심의 당내 소장파 의원 5명은 이날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 등을 주장하며 이탈표 가능성마저 시사했다. ‘계엄 후폭풍’에 여당이 분열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모양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與 지도부 ‘이탈표 단속’ 총력

 

국민의힘이 전날 심야의총에서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며 원내지도부는 표 단속 방안 마련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표결이 이뤄지는 7일 본회의에 ‘보이콧(단체 불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그런 부분(보이콧)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의원 이름이 공개되지 않는 무기명투표로 진행되는 탄핵안 표결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하면서 여당의 스텝이 꼬이는 모습이다. 특검법 재의결은 재적의원의 과반(150명)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만으로 가결이 가능하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만 출석할 경우 김 여사 특검법 통과가 한층 수월해지는 것이다. 이를 막으려면 여당 의원들은 표결에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이에 국민의힘은 특검법 표결엔 참석해 반대표를 던지고, 탄핵안 표결 땐 본회의장을 빠져나오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원내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두 안건(탄핵안·특검법)에 모두 반대 표결을 하거나 탄핵안 표결에만 불참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민주당의 표결 순서와 전략을 보면서 의원총회에서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첫줄 왼쪽에서 네번째)와 같은 당 의원들이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사퇴 촉구 피케팅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與 여론전에도 사력

 

여당은 ‘12·3 계엄 사태’가 민주당의 ‘입법·예산·탄핵 폭주’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윤 대통령에 발 맞춰 여론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윤석열정부 들어 거대 야당의 23번째 탄핵소추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되었다”며 “22대 국회 내내 민주당의 막가파식 폭거에 국회는 망가졌다”며 탄핵안 부결을 호소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최고위원들도 동조했다. “그동안 야당이 특검, 탄핵을 (통해) 엄청나게 비열하게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을 몰아붙인 점을 기억해 달라”(인요한 최고위원), “민주당이 얼마나 무도하게 굴고 있는지 알리기 위해 제대로 노력 못 한 것이 결국 계엄이라는 있어선 안 될 일로 발생한 것”(김민전 최고위원) 등 발언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5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야당 주도로 진행한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국민의힘은 탄핵안 표결이 이뤄지는 당일의 국회 경비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표결 날인 7일 국회 인근에는 탄핵안 통과를 희망하는 집회와 반대 집회가 곳곳에 열려 인산인해를 이룰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바라는 여론의 압박이 거셀 경우 여당 내 이탈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여론이 중요하다”며 “압박이 거세지면 자리 보전하고 싶은 의원들은 (여론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 아무 상관없는 외부인이 들어올지 모른다”며 “7일 본회의 날 국회 사무총장에게 엄격한 내부 통제를 공식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與 내부선 이탈표 가능성 고조

 

원내지도부의 표 단속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여당 내부에선 대형 변수가 등장했다.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 5명(재선 김예지, 초선 김상욱·김소희·김재섭·우재준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임기단축 개헌을 제안하며, 탄핵 표결에도 모호한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이 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등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대통령은 민주주의 유린의 역사와 인권탄압의 트라우마를 겪었던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대통령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에게 권위와 신뢰를 모두 잃었다”고 꼬집었다.

 

김재섭 의원은 회견 직후 탄핵 표결과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정한 상황은 아니다.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표결에 5명이 의견을 같이할 것이냐’는 질문엔 “이번 사태를 풀어나가는 데 항상 뜻을 같이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표결 불참 방침을 따를 것이냐’는 질문에도 “저희는 개별적인 헌법기관”이라고 답했다. 친한계 김상욱 의원은 탄핵 반대 당론을 이끄는 원내지도부의 사퇴론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도 했다. 여당 내 소장파 원내·외 인사들로 구성된 모임 ‘첫목회’는 이날 저녁 ‘계엄사태 긴급논의’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추가적인 이탈표 가능성이 제기된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최선의 방안은 하야”라면서도 “그런데 시간이 지나 결국 탄핵 투표를 할 수밖에 없으면 그때는 나름대로 결심을 해야 한다. 끊임없이 고민 중”이라고 했다. 한 친한계 핵심 인사도 통화에서 “안 의원 외 찬성하겠다는 의원들이 몇 명 있다”며 “민주당도 이재명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는데 통과돼 버렸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나현·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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