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 맞물려 시민들 마음 적셔…"서슬 퍼런 정국에 많은 위로 얻어"
"작가님 목소리가 어지러운 세상에 밤새 내리는 눈처럼 느껴집니다."(유튜브 이용자 '김**')
"작금의 서슬 퍼런 정국에 많은 위로가 되는 강연이었다"('eun***')
지난 8일(한국시간) 소설가 한강이 스웨덴 한림원에서 발표한 '빛과 실' 강연문을 향한 누리꾼들의 반응이 뜨겁다.
'빛과 실'은 한강이 자신의 대표작 '채식주의자'부터 최신작 '작별하지 않는다'에 이르기까지 작품을 집필하며 느낀 감정을 회고한 8쪽 분량의 강연문이다.
단상 위에 오른 한강이 안경을 벗어 내려놓으며 "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 이 강연은 8일 오전 1시부터 노벨위원회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국내 누리꾼들은 새벽 시간에도 불구하고 한국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강연을 원어인 한국어로 듣는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온라인 생중계를 지켜봤다.
유튜브 누리꾼 'JJ***'는 "차가워진 마음을 녹여주는 목소리", '포**'는 "세계인들 마음속 얼음 상자를 열 수 있는 열쇠를 선물한 작가님의 작품에 경의를 표한다", '늘**'는 "작가님 덕에 한쪽 맘이 따뜻합니다"라고 적었다.
작가 특유의 차분한 목소리가 인상 깊었다는 평도 많았다.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ser***'는 "글이 주는 감동도 있지만 좋은 목소리로 전하는 감동도 있다. 글 쓰는 사람이 낭독의 매력까지 가지니 참으로 감사한 하루"라고 올렸고, 스레드 이용자 's2***'는 "정확하고 분명한 발음에 처연한 목소리"라고 평했다.
생중계 이후 한림원이 작가의 강연 전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하자 누리꾼들은 SNS에 해당 링크를 공유하며 인상 깊은 문장을 필사해 올렸다.
엑스 이용자 'coo***'는 일부 문장을 캡처해 올리며 "원어가 한국어라는 점이 너무 좋다"고 했고, 'IT***'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언어"라고 적었다.
'im***'은 "예술을 하는 분들께 힘이 되길 바란다"며 여백 및 단차를 고려한 강연문 인쇄용 파일을 공유하기도 했다.
지난 6일 인터뷰를 통해 공개된 한강 작가의 '집필 루틴'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한강은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 자신의 찻잔을 기증하며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는 동안 지켰던 일상 루틴을 소개했다.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가장 맑은 정신으로 전날까지 쓴 소설의 다음을 이어 쓰기', '당시 살던 집 근처의 천변을 하루 한 번 이상 걷기' 등이었다.
스레드 이용자 'so***'은 "노트에 쓴 글자도 작가님처럼 정갈하다", 네이버 이용자 'gre***'는 "기증품도 작가님답다"고 적었다.
한강이 "항상 그런 루틴을 지키고 살았다고 하면 아주 큰 거짓말"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X 이용자 'my***'는 "작가님 엄청 솔직하시다"라고 웃음 짓기도 했다.
한 작가의 강연 약 4시간 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이 여당의 불참으로 무산되면서 국회 앞 시위에 참여했던 시민들을 중심으로 작가의 강연을 보며 위안을 얻었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유튜브 이용자 'eun***'는 "작금의 서슬 퍼런 정국에 많은 위로가 되는 강연이었다"고 했고, X 이용자 'da***'는 "집에 돌아와 자다가 악몽을 꾸고 일어나 한강의 연설을 들었다. 아주 조금 따뜻해졌다"고 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너무 부끄러워서…한강 당신이 있어 참 다행입니다"(네이버 아이디 taeb***), "노벨 문학상 배출 국가에 비상계엄이라니…"(네이버 아이디 cbh8***) 등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런가 하면 X 이용자 'dx***'는 시위 사진과 함께 "광주 민주화운동을 조명한 '소년이 온다'를 쓴 작가가 노벨 문학상 수상 강연을 하고, 국회 앞 100만명의 시민의 외침을 등지고 탄핵소추안 표결이 거부된 날"이라고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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