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반죽기' 안에 필로폰 '63만명분' 밀수한 일당…구속기소

총책 등 7명 구속기소…마약 19㎏ 밀수·5㎏ 유통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동남아 마약조직과 결탁해 마약을 밀수입하고 국내에 유통한 일당을 재판에 넘겼다. 사진 왼쪽은 필로폰이 포장되어 있던 포장지, 오른쪽은 압수된 필로폰 14㎏. (사진=수원지검 안양지청)

동남아시아 마약 밀매 조직과 결탁해 밀가루 반죽기 안에 63만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필로폰을 밀수하고 일부를 국내에 유통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기노송)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마약 밀수 및 국내유통 총책 A(47)씨 등 이 사건 마약 밀수 관련한 일당 7명을 구속기소 했다.

총책 A씨 등은 지난 4월 21일 라오스·태국 조직원 등과 공모해 소매가 57억원 상당의 필로폰 19㎏을 밀가루 반죽기에 은닉해 밀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는 약 63만3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필로폰 19㎏ 밀수에 이용된 밀가루 반죽기. (사진=수원지검 안양지청)

A씨는 라오스 거점 마약조직과 연계해 카메룬 국적의 태국 마약상 B씨 등을 통해 필로폰을 밀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태국 국적의 마약보관책 C씨로부터 마약을 1~2㎏씩 건네받아 국내 마약상 등을 통해 부산지역 마약상, 인터넷 판매상 등에게 밀수한 필로폰 19㎏ 중 5㎏을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또 자신의 후배 D씨 등에게 지인의 계좌를 이용해 태국 계좌로 2800만원을 송금해줄 것을 부탁하는 등 정상적인 해외 송금인 것처럼 필로폰 판매 대금을 해외 송금해 범죄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동남아 마약조직과 결탁해 마약을 밀수입하고 국내에 유통한 일당을 재판에 넘겼다. 사진은 필로폰 국내 유통 경로를 설명한 것. (사진=수원지검 안양지청)

앞서 경찰은 국내에 들여온 필로폰을 차량과 주거지 등에 보관하고 있던 C씨에 대한 첩보를 받고 그를 먼저 구속했다.

검찰은 A씨 체포 당시 압수한 현금 1100만원에 대해서 몰수 조치할 예정인 한편, 카메룬 국적 태국 마약상에 대해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는 등 사건을 계속 수사 중이다. 또한 동남아 등 해외 마약조직과 결탁해 마약 밀수 범죄가 이뤄지는 만큼 B씨 등에 대해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한 상태다.

이후 검·경은 수사 상황 등을 공유하며 4개월간 협력 끝에 이 사건 마약 밀수 및 유통범들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마약이 기존 알려진 16㎏보다 3㎏ 많은 19㎏인 점 등을 추가로 규명해 냈다.

검찰은 "동남아 현지와 필로폰 암거래 가격 차이가 약 60배나 나고, 국내 체류 외국인을 통한 현지 마약사범과의 연계 등으로 필로폰 밀수입이 증가하고 있다"며 "마약 밀수입 범죄에 수사력을 집중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고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