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진입했던 계엄군에 대해 “그대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며 계엄군을 동정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늦었지만 꼭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당시 투입된 계엄군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고 회고했다. 그는 "양심과 명령이 부딪히던 그들의 눈빛에는 대한민국 전체의 혼란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며, "죄 없는 국민에게 무력을 행사하지 않으려는 소심한 몸짓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초급 간부들과 병사 대부분은 내란 수괴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계엄사령관, 일부 지휘관들에게 철저히 이용당했다"고 주장하며, "병사들은 작전의 목적조차 모른 채 명령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라며 계엄군의 책임을 면죄하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계엄군을 비난하기보다는,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한 명령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계엄이 해제된 후 철수하던 계엄군이 시민들에게 허리 숙여 사과했던 장면을 떠올리며, "그 짧은 순간의 기억이 병사들에게 마음의 상처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군을 향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군인 여러분, 그날의 허리 숙인 행동에 저 또한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그대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 오히려 고맙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12·3 계엄사태와 관련된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을 묻기 위해 탄핵소추를 통해 직무를 정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논란을 이어갔다. 그는 "탄핵이 진행되면 가장 투명하고 안정적인 방식으로 국정이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제시한 '사실상 직무 배제'와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긴밀한 당정 협의'라는 대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짧은 담화에 기대어 현실을 간과했다"고 비판하며, 한 대표의 입장을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은 정치권의 양극화된 입장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며, 12·3 계엄사태의 진실과 책임 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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