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결국 의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대표는 10일(현지시각) 공개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표를 얻기 위해 국민의힘 개별 의원에게 접촉하고 있다며 “결국 댐은 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무혈 혁명을 이룰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탄핵당할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더 많은 국민이 점점 더 열정적으로 투쟁에 동참하고 있다. 성탄절까지 이 일을 끝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윤 대통령은 (의회 운영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화가 나서 절대 군주, 즉 왕이 되려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 올라온 윤 대통령 탄핵안은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고 투표 불성립으로 자동 폐기됐다. 당시 탄핵안 표결은 국민의힘이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하면서 5석 차이로 의결 정족수(200명)를 채우지 못했다.
현재 국회 구성은 범야권 의원은 모두 192명이다. 국민의힘 의원 8명이 찬성으로 선회하면 탄핵 가결이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최소 3명의 이탈 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첫 탄핵안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안철수·김예지 의원에 이어 표결에는 참석했으나 반대표를 행사했다고 밝힌 김상욱 의원도 이날 탄핵안 재상정 시 찬성투표 의사를 밝혔다. 배현진 의원도 14일 탄핵안 표결에 참여를 공언하면서 국민의힘의 결집 세가 흐트러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NYT는 당시 윤 대통령 탄핵안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안이 모두 불발된 데에 “이 대표가 이를(국민의힘 측 8표) 얻지 못한 것은 한국의 정치적 교착 상태가 얼마나 굳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현재 당정 관계를 놓고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은 남은 권력을 붙잡기 위해 필사적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기를 갈망한다고 봤다.
동시에 “그들은 서로를 신뢰하지 않고 서로를 두려워한다”라며 “한 손으로는 서로의 목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안전핀이 뽑힌 수류탄을 휘두르고 있다”고 했다.
비상 계엄령이 선포된 지난 3일 긴급 담화를 회고하며 이 대표는 ‘딥페이크(인공지능을 이용한 이미지 합성)’ 조작 영상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한 일이 너무나 터무니없어서 사람들은 그가 제정신인지를 의심했다”고 부연했다.
계엄령 선포가 사실임을 깨달은 이 대표는 국회로 향하면 온라인 생중계를 하면서 당원과 국민의 국회 집결을 호소했다. 공권력에 의해 봉쇄된 의회로 진입하기 위해 그는 월담을 선택했다.
생중계를 한 이유를 놓고 이 대표는 “군대에 의해 체포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적어도 국민이 내가 구금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정치적 복수의 끝없는 순환의 최종 결과는 내전이라고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앞으로 대통령이 되면 한국 정치의 악순환 고리를 끊겠다며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을 개인적 감정 표출이나 사익 추구 수단이 아니라 국민 통합을 위해 써야 할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NYT는 한국 민주주의 현주소를 두고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움직임은 한국 정치 양극화가 얼마나 감정에 좌지우지되고 위험해졌는지를 보여줬다”고 썼다.
반면 이 대표는 계엄령 사태가 민주주의 결함보다는 윤 대통령의 충동적 성격에 의해 촉발된 부분이 크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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