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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공유 “‘트렁크’는 내가 믿는 사랑이 뭔지 묻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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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13 17:30:00 수정 : 2024-12-13 16: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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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처음 봤을 때 저한테 묻는 거라 생각했어요. ‘니가 믿는 사랑은 뭐냐, 니가 믿는 성숙한 인간의 관계는 뭐냐’고요.”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에서 배우 공유는 과거 상처로 마음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 남성을 연기했다. 그가 분한 한정원은 유년 시절 겪은 가정폭력으로 불면증에 시달리고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인물이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공유는 이 작품을 통해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해 돌아봤다고 했다. 그는 “수개월동안 ‘트렁크’를 찍고 끝마친 뒤 (작품을) 보내면서, 제가 사랑과 관계에 대해 지향하는 바를 스스로 곱씹게 됐다”고 했다.

 

이 작품에서 한정원은 기간제 결혼 서비스를 통해 노인지와 1년간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뒤틀린 관계 끝에 이혼한 전처 이서연이 억지로 계약을 맺게 해서다. 처음에 노인지와의 관계가 불편하고 못마땅하던 한정원은 차츰 마음을 열고 서로 상처를 치유한다. 공유는 “‘트렁크’는 좋은 관계란 무엇일까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이 생각해온 ‘성숙한 사랑법’이 맞았음을 다시금 확인했다.

 

“전 성숙한 관계를 선호하고 성숙한 사랑을 하고 싶어요. 집착이나 통제, 이 사람이 내 것이라는 생각을 안 하고 싶어요. 너무 (상대를) 가지려 들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전 소유하려는 사랑을 싫어합니다. 상대도 그러지 않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요. 그러지 못한 사람과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관계가) 힘들어져요.”

 

사진=넷플릭스 제공

그가 연기한 한정원은 내면과 외면 모두 피폐하고 얼어붙은 남성이다. 공유는 “한정원은 유년시절에 (폭력을) 경험했기에 성장이 멈추고 화석처럼 굳어져버린 인물이라 생각했다”며 “온전한 사랑을 보고 자라지 못했기에 사랑이 뭔지 몰라서 굉장히 사랑에 무감해졌으리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런 인물을 준비하며 그는 “최대한 제 스스로 동굴을 파고 들어갔던 때, 저 스스로를 고립시켰을 때를 곱씹었다”며 “저도 당시 어떤 시기를 지나왔기에 이번에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꺼내서 사용할 수 있을만큼 굳은 살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가 출연한 유명 커피광고처럼 공유는 인터뷰 내내 부드럽고 눅진하게 말을 이어갔다. 최근 결핍이 있는 인물을 거듭 연기한 데 대해 그는 “출연작을 의도적으로 선택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저는 마냥 세상을 아름답고 밝게 보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박해영 작가의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완전 빠”(열광적인 팬)이고 “슬플 때 아주아주 슬픈 영화에서 더 위로를 받는” 편이라고 한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노인지 역을 맡은 배우 서현진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깊고 섬세했다”며 “서현진씨 때문에 정원이를 연기하기가 너무 쉬웠다”고 전했다. 그는 “노인지가 절규하는 장면을 대본으로만 접하고 (어떻게 연기할지) 굉장히 궁금했다”며 “감독님이 찍은 장면을 모니터로 보여줬는데 그때 굉장히 긍정적 의미에서 ‘지독하다, 지독해’라고 한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공유는 이달 넷플릭스 단골손님이다. ‘트렁크’뿐 아니라 그가 ‘딱지남’으로 출연한 ‘오징어 게임’ 시즌2가 26일 개봉한다. 섬세한 감수성의 음악인인 한정원과 사람 목숨을 쥐락펴락하는 게임 주최 측의 ‘딱지남’. 두 연기 중 어느 쪽이 잘 맞는지 묻자 공유는 “어느 연기든 편한 건 없다. 지금도 어느 연기든 불편하다”며 웃었다. 이어 “‘딱지남’은 제 입장에선 특별출연이라 안 해봤던 경험이고 역할도 안 해봤던 빌런이라 신나게 즐기면서 했다”며 “시즌2에선 이 인물에 대해 좀더 드러나니 시청자들이 어떻게 보실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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