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기술 빼고… 美·中과기협정 진통 끝 연장

美 “美에 이익… 안보 위협 최소화”
기초연구만 적용… AI·반도체 제외
대학·민간기업 협력도 포함 안 돼
對中 AI 반도체 수출 새 규제 준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집권 2기 출범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이 지난 8월 만료된 과학기술협정(STA)을 진통 끝에 5년 연장했지만 ‘핵심·신흥 기술’은 협력 대상에서 빠졌다.

중국 과학기술부는 지난 13일 “양국 정부 대표가 오늘 베이징에서 ‘양국 정부 과학기술협력협정 개정 및 연장에 관한 의정서’에 서명하고 이를 교환했다”며 올해 8월27일을 기점으로 5년간 연장된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14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랜도버 노스웨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전미대학스포츠협회(NCAA) 미식축구 육·해군 경기에 참석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운데),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랜도버=AP연합뉴스

중국 발표는 비교적 간단했지만 같은 날 뒤이어 나온 미국 입장에는 다소간의 단서가 달렸다. 미국 국무부는 STA 연장 소식을 알리며 “개정된 협정은 STA 아래의 어떠한 대(對)중국 과학·기술 협력도 미국에 이익이 되고 미국의 안보 위협을 최소화하도록 보장한다”며 “개정 협정은 기초 연구에만 적용되고, 핵심·신흥 기술들의 개발을 촉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15일 “이번 협정은 이전 협정보다 범위가 좁아졌다”며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같은 국가 안보에 잠재적으로 중요한 핵심·신흥 기술들에 대한 연구는 제외했고, 과거 협정과 달리 중국과 미국 대학들 및 민간 기업들 사이의 협력에 관한 어떤 내용도 포함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미·중 STA는 1979년 미·중 수교 당시 함께 체결된 첫 양자 협정으로, 5년 단위로 갱신됐다. 하지만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에 5년 연장된 뒤로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면서 두 차례 6개월 임시 연장 끝에 지난 8월27일 효력이 정지됐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 AI 반도체 기술 수출통제에 나선 미국이 제3국을 통한 ‘우회 조달’도 막기 위해 새로운 규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 내놓을 새 규제 조치는 대형 컴퓨팅 시설이 있는 국가에 출하되는 AI용 반도체의 양에 한도를 설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