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당일 부친상을 당한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 위대한 승리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아버지 장례를 치렀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뉴스 사진을 공유한 뒤 “국민 여러분 감사하다”며 “아버지 장례를 치르러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일산에 돌아간다”고 적었다. 이 의원 측은 앞서 지난 14일 부친 부고 소식을 전한 뒤 “이 의원은 오늘 탄핵 표결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이 의원은 상복을 입고 본회의장에 들어가 탄핵안 가결에 한 표를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지난달 말 노환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집 근처인 고양시의 한 병원으로 모셨지만, 국회 비상대기로 국회를 떠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후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았지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고 한다.
이 의원은 “열흘 넘는 국회 비상대기로 의원회관 소파에서, 본회의장 책상 아래에서 선잠을 자면서도 병환 중인 아버지 곁에 머무르지 못하는 것이 자식 된 마음에 무겁고 죄스러웠다”며 “이른 아침 마지막 가시는 길을 보고 오후 탄핵 표결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조화를 발견하고 큰 위로를 받은 듯 울컥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의원이 올린 사진에는 ‘아드님께서 민주주의를 지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조화가 담겼다.
그는 “많은 분들께 격려와 응원을 받았다. 넘치는 위로를 받고 있다”며 “아버지께서 오늘 아들이 보낸 하루 끝에 수고했다 기뻐하시며 떠나셨을 거라 생각하며 힘을 내본다. 이 모든 여정에 함께 해주시는 동료시민 여러분 다시 한번 고맙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윤 대통령 탄핵안은 의결정족수를 단 4표 넘긴 204표로 가결됐다. 여야 재적 의원 300명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가 나왔다. 민주당 등 범야권 의원 총 192명이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했을 때 여권 내에서 나온 찬성표는 12표다. 여기에 기권, 무효표를 더하면 여권 내 이탈표는 총 23표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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