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투자 패러다임 제시
기업·금융·행정지원에 머리 맞대
“기업친화 정책을 넘어서는 ‘기업을 위한 경북’을 만들겠습니다.”
경북도가 ‘투자회사 경북도’를 자처하고 나섰다. 민간이 주도하는 지역발전을 도정 운영의 한 축으로 잡은 것이다.
18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경북도 투자성과 및 정책방향 브리핑’에서 이남억 공항투자본부장은 “경제 정책의 중심을 기업 활동의 자유와 창의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면서 “지방정부가 투자플랫폼이 돼 기업 성장의 촉진자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국가 재정에 의존하는 지역투자 방식을 탈피하고, 민간의 역량과 자본을 바탕으로 지역발전을 꾀한다는 게 이 본부장의 설명이다.
도는 올해 괄목할 만한 투자유치 성과를 거뒀다. 9조1000억원의 민간투자를 유치하고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2개 사업에 8955억원의 민간자본을 확보했다.
특히 지역활성화 투자펀드는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이자 민간 지원책이다. 올해 정부에서 출범시킨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사업은 모두 4개이다. 이 중 절반인 2개 프로젝트를 도가 선점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전국 1호의 지역활성화 펀드인 ‘구미 청년드림타워’이다. 청년드림타워는 투자에 난항을 겪던 40여년 전 건립한 사원아파트를 506실 규모의 최신식 오피스텔로 만든다. 1239억원을 투입해 노후산단인 구미1산단에 지상 12층 규모의 복합 주거시설을 2027년까지 준공한다. 국가산단 내 근로자의 정주여건을 개선해 기업에는 안정적인 인력수급을 지원하고 추가투자와 개발수요를 자극해 ‘두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사업인 ‘경주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7716억원을 투입한다. 4인 기준 27만가구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다. 두 사업은 모두 내년 상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도는 내년 민간투자 정책으로는 7대 중점과제를 발표했다. 산업단지와 정책 특구의 전략적 투자유치, 민간투자 활성화 펀드 출범,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성공과 사업확장, 동해와 북부권 3대 관광거점 호텔 리조트 건립을 구체화한다. 여기에 에너지 기반 스마트팜과 도청신도시 의료·문화산업 인프라 투자, 산업단지 청년 친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도는 민간투자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기업의 투자 의지’와 ‘금융 지원’, ‘행정 지원’이다. 도는 직접 기획조정 플랫폼이 되고 기업과 금융, 시군의 행정지원까지 포괄하는 프로젝트별 투자협의체를 가동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이 본부장은 “투자기업에 대한 사후지원 프로그램까지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방정부가 앞장서서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는 물론 투자펀드 등을 활용해 투자가 실현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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