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로그, 키이우·유럽 방문 예정
“직접 협상 아닌 사실 관계 조사”
‘영토 할양·나토 가입’ 조율할 둣
우크라전쟁은 갈수록 격화 양상
러 전선에서 북한군 수백명 사상
우크라, 러 암살작전도 과격화
취임 전후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대선 기간 공언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 지명자가 내달 초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격화하고 있다. 최전선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 중 발생한 북한군 사상자는 수백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켈로그 특사 지명자가 내년 1월 초, 새해 첫날을 약간 넘긴 시점에 우크라이나 키이우,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등 유럽국가를 방문한다. 로이터는 이번 방문이 실제 협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쟁을 둘러싼 사실관계 조사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에 취임하기 때문에 켈로그 특사 지명자의 방문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전이다. 러시아는 이번 방문지에서 제외됐다.
로이터는 “(취임 전 켈로그 특사 지명자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는 데 얼마나 긴급한 조치를 취했는지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각각 대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참모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계획들을 보고했는데, 대부분의 계획이 결국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일부 영토를 할양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켈로그 특사 지명자가 보낸 제안도 러시아가 일부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한 현재 전선을 동결하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안건이 협상 테이블에서 사라지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소개했다. 다만 켈로그 특사 지명자는 자신의 제안은 출발점일 뿐이며 차기 정부가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최전선의 전투는 더욱 격화하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군 당국자는 이날 북한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 중 북한군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익명의 이 당국자는 북한군 사상자의 계급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하급 군인부터 가장 높은 계급에 아주 가까운 군인까지라고 답했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가 기습적으로 점령한 러시아의 서부 영토인데, 러시아가 탈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쿠르스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의 최전선에 전날까지 사흘 연속으로 북한군 부대를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보병 소모전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1인칭 시점 드론(FPV)으로 북한군 장병과 이들의 장갑차, 자동차, 전지형차 등을 공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 중에는 전투 현장에서 집속탄(확산탄)이 터져 북한 군인들이 무더기로 숨지거나 다치는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도 있다.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전 가능한 전세를 역전시키고 싶어하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주요 인사 암살작전도 과감해지고 있다. 이날 모스크바 남동부 랴잔스키 대로의 아파트 입구 근처에 있는 킥보드에 장착된 폭발물이 터져 러시아 국방부 화생방전 방어사령관 이고리 키릴로프 중장이 사망했는데, CNN 등은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격이 SBU의 특수작전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 공식 논평을 하지 않았다. CNN은 최근 두 달 사이 우크라이나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군 인사의 암살이 이번까지 포함해 4차례 있었다고 집계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8일 공식회의를 열어 파병 등 북·러 군사협력 문제를 다룬다. 이번 달 안보리 의장국인 미국이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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