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권성동, 고시생 때 옆방 선배님”
입법부役 공감… 별다른 합의 없이 종료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8일 첫 회동에서 혼란스러운 정국 수습을 위해서는 입법부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그러나 상견례 성격이 강한 만남이었던 만큼 앞으로 자주 만나기로 한 것 외에는 별다른 합의사항은 없었다.
이날 회동은 권 대행이 취임 인사차 국회 본청 내 민주당 대표실로 예방하면서 이뤄졌다. 각각 자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파란색 넥타이를 맨 두 사람은 오후 2시부터 45분간 회동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에서는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최은석 원내대표 비서실장, 박수민 원내대변인이, 민주당에선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 김태선 당대표 수행실장, 조승래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
전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는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국민의힘을 겨냥해 ‘내란수괴에 동조한 정당’이라고 비판하자 권 대행이 ‘민주당이 이 대표 범죄 사실을 덮으려 입법권을 남용했다’고 맞받으며 고성이 오가는 살풍경이 벌어졌지만, 이날 대표 회동은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조 수석대변인은 전날과 이날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 것에 대해 “정례회의에서는 각 당 입장을 말하는 상황에서 그 표현(내란수괴)이 오간 것으로 보인다. 그 표현에 반대해서 그런 게 아니고 손님에 대한 예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최근 권 대행에게 전화해 “정치가 복원되면 좋겠다”고 말한 사실을 공개하며 “(권 대행은) 제 대학 선배님이시고, 어릴 때 고시공부를 같이한, 옆방 쓰던 선배님”이라고 소개했다. 중앙대 법학과 80학번인 권 대행과 82학번인 이 대표는 고시반에서 함께 사법고시를 준비하며 교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8월 두 사람이 회동했던 당시 권 대행 부인이 과거 이 대표 미팅을 주선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사법연수원 17기인 권 대행은 검사 생활 후 정치권에 입문했고, 연수원 18기인 이 대표는 변호사 출신이다.
권 대행은 공개발언에서 “최근 이 대표가 우리 안보와 국방을 책임지는 국방장관 임명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 환영한다. 정말 잘한 결정”이라며 “입법부만 지나친 경쟁을 자제하고 차분하게 민생과 안보를 위해 머리를 맞댄다면 이 혼란스러운 정국을 잘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권 대행이) 확고한 지도력으로 혼란스러운 국정을 신속하게 정리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대화하지 못할 주제가 없고, 협의하지 못할 의제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다만 권 대행은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 항소심을 앞둔 점을 겨냥한 듯 “어려울 때일수록 사법부는 흔들림 없이 신속하고 공정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아닌 ‘국회 1당, 2당’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은근한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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