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적 사항 살펴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함영주 회장 연임 시 임기를 보장할 수 있도록 내규를 개정한 데 대해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위배되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그간 금융지주의 경영과 비전에 적합한 최고경영자(CEO) 선정을 촉구해왔는데, 하나금융의 내규 개정의 배경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19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금감원이) 지배구조 모범사례를 발표한 뒤 지배구조 선진화를 강조해왔다”며 “(하나금융의 내규 개정이) 모범사례 기본 정신과 절차를 제대로 지킨 건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위배 사실을 확인하면 시정조치 등을 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합리적인 감독 원칙과 방침이라면 그런 것들(내규 개정 문제)을 시정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지주 회장들의 ‘셀프 연임’ 문제점을 지적해온 이복현 원장도 이번 사안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으며, 관련 입장을 조만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 5월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발표하고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와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 및 독립성 확보,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체계 등 30개 세부 원칙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승계절차가 촉박하게 진행되거나 형식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최소 임기 만료 3개월 전 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하나금융 이사회는 함 회장의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약 4개월 앞둔 지난 2일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해 ‘만 70세 정년 제한’ 규정을 완화했다. 만 70세를 넘긴 이사가 재임 중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내규가 개정됨에 따라 현재 만 68세인 함 회장은 연임 시 3년 임기를 채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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