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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근무하니까 죽겠죠"…사망 교직원 휴대폰 속 대화

입력 : 2024-12-20 11:03:26 수정 : 2024-12-20 1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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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전북의 한 초등학교 행정실 직원 A씨는 지난 11일 자택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사진=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캡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3년 차 교직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유족은 생전 고인이 직장 동료와 갈등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등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제기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지난 18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전북의 한 초등학교 행정실 직원 A(43)씨는 지난 11일 자택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정상적으로 일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직장 동료와 갈등을 빚은 정황이 담긴 수십 개의 녹음 파일이 A씨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됐다.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녹음 파일에는 직장 동료의 "죽겠네요, 진짜. 내가 아주 징글징글하네" "나랑 근무하면 죽겠잖아요. 선생님도 빨리 가세요" "나랑 근무하니까 죽겠죠"라는 발언이 담겼다.

 

또 다른 녹음 파일에서는 "선생님, 저한테 미안하지도 않으세요? 정말 지긋지긋하네. 선생님 정말 괜찮으신 거예요? 선생님은 제가 이렇게 하는 게 괜찮으세요?"라고 말하는 직장 동료의 음성이 발견됐다.

 

유족은 행정실 직원으로 일했던 A씨가 교내 행정실장의 지속적인 폭언에 시달려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의 친언니는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잠겨 있는 휴대전화를 열고 장례식장에서 녹음된 음성 파일을 누르자 날카로운 목소리의 폭언과 다그치고 책상을 쾅쾅 치며 독촉하는 소리 등 2시간 분량의 녹음에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녹음 하나만 듣고 있어도 제가 정신이 나갈 만큼 엄청난 폭언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런 녹음이 연 초부터 마지막 근무일까지 이어졌다"며 "교장 선생님이 장례를 하는 3일 내내 오셔서 제게 '동생이 이런지 전혀 몰랐다. 동생이 일을 어려워해서 어쩌고' 하시는데, 정말 듣고 있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사진=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캡처)

 

A씨의 친구 역시 보도를 통해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친구는 "10일은 친구(A씨)가 이사한 날이고 11일은 죽은 날"이라며 "본인 소유의 집에서 딱 하루 잠을 잤다. 모든 이사 관련 행정 처리를 다 하고 나서 죽었다"며 "지난달 9일 오후 2시 32분 친구가 죽음에 사용한 물건을 배송받았다. 최소한 죽기 한 달 전부터 죽음을 준비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근데 이날은 내 친구 생일이었다. 생일이니까 만나자고 하는 친구들 전화에 일하고 있다고 답변한 마음이 어땠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친구는 숨진 A씨가 내년 1월 1일자로 다른 학교로 발령 예정인 사실을 알리며 "경찰 조사 대상자 혹은 참고인에게 부탁한다. 죄책감에 시달리라는 게 아니라 도와달라는 거다. 당신들도 내 친구처럼 똑같이 죽으라는 게 아니라 용서를 구하고 죗값 받아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전북교육청은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재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jolichio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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