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90대 노인 ‘빵봉지’ 빼앗으려다…목숨까지 빼앗은 男의 최후

고령자 폭행 사건 잇따라…法, 피고인들에게 실형 선고
피해자 신체·정신적 취약성 악용한 행위…사회적 공분

전문가들 “이러한 범죄에 대해 엄격한 처벌 필요하다”
“피해자 보호, 가해자 재범방지 대책 등 마련 시급해”

고령의 노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며, 관련 피고인들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는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7월 28일 오후 3시 20분경 부산의 한 도로에서 빵 한 봉지를 들고 있던 93세 노인 B씨에게 접근해 봉지를 강탈했다. B씨가 이에 항의하자 A씨는 B씨의 지팡이를 빼앗아 폭행한 뒤 양손으로 밀쳐 넘어뜨렸다.

B씨는 이로 인해 대퇴부 경부 골절 등 전치 10주의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 도중 상태가 악화되어 10월 7일 결국 사망했다. A씨는 과거에도 유사한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취약한 노인 피해자를 대상으로 강도와 폭행을 저질렀으며, 피해자 유족은 엄벌을 강력히 탄원하고 있다"며 "피고인의 죄책에 상응하는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빼앗은 재물이 빵 한 봉지로 금전적 가치는 미미하다"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다른 사건으로, 충북에서 말다툼 중 80대 건물주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은 30대 여성 C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등법원 청주재판부 형사1부(박은영 부장판사)는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C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과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동일하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C씨는 지난해 4월 2일 오후 6시 54분경, 남편이 운영하는 공장 앞에서 건물주인 80대 D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몸싸움 끝에 D씨를 바닥에 밀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은 C씨가 술자리 중 D씨 소유의 텃밭에서 허락 없이 나물을 채취한 사실이 발단이 되어 발생했다.

밀침으로 인해 머리를 심하게 다친 D씨는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사고 발생 16일 만인 4월 18일 결국 숨졌다.

원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고령자로 범행에 매우 취약한 상태였고,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죄책은 매우 중대하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범행 경위와 양형 조건에 특별한 변화가 없다"며 원심의 판결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피해자의 신체적, 정신적 취약성을 악용한 행위로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범죄에 대해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재범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