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연일 하락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10만 달러를 돌파하며 줄곧 강세를 보였던 비트코인은 일주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오후 2시20분 기준 비트코인은 9만5000달러대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지난주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에 대한 속도 조절 의지를 피력한 이후, 미국과 우리 증시 모두 휘청이더니 가상자산 시장도 이 여파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파월 연준 의장이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여할 의사가 없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 비트코인 하락 언제까지...美 친가상자산 인물들 속속 요직에
다만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의 이 추세가 단기적인 하락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1월에 트럼프의 집권 호재가 있는 데다, 트럼프가 공언한대로 친가상자산 인물들이 새 정부의 요직을 속속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 경제 정책에 자문할 인물로 경제학자 스테판 미란(Stephen Miran)을 지명했다. 그는 최근 팟캐스트 '더 비트코인 레이어'에 출연해 친 가상자산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미란은 "가상자산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호황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가상자산 위원장으로는 대학 풋볼 선수 출신이자 2022년 하원 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보 하인스(Bo Hines)가 지명됐다. 하인스는 지난 1월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정부가 가상자산에 과도한 규제를 가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트럼프는 차기 행정부의 가상자산 및 인공지능(AI) 정책을 이끌 '크립토(가상자산) 차르' 직책에 친가상자산 인물인 데이비드 삭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SNS를 통해 "하인스는 삭스와 협력해 가상자산 분야의 혁신과 성장을 촉진하고, 업계 리더들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 뉴욕증시 이어 코스피 회복세...美 인플레 지표 예상보다 하회
연준의 발표 이후 휘청였던 미국과 우리 증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비트코인도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이틀째 약세를 보인 미국 뉴욕증시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18%,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1.09%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03%,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도 0.82% 올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문가 예상치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연준이 이번에 금리 인하에 대한 속도 조절론을 언급한 배경으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기대만큼 안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꼽힌 바 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밑돌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미국 증시가 회복하면서 우리 증시도 회복세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9.21포인트(0.8%) 상승한 2423.36으로 상승 출발했다.
◆ 반에크 "비트코인 비축 시 美 국가 부채 줄어들 것"
한편,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미국이 신시아 루미스 상원 의원 법안에 따라 비트코인을 전략준비자산으로 비축할 시 국가 부채가 35%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에크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반에크는 미 국가 부채가 2025년 초 37조달러에서 2049년까지 119조3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반면 비트코인은 연평균 2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약 42조달러의 부채를 줄일 수 있다고 반에크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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