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캠프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모욕”
마이크 퀴글리 하원의원 “선례 남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은 2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형수 감형 발표에 “끔찍한 사면 결정”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트럼프 집권 2기 행정부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내정된 스티븐 청 트럼프 대선캠프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들(사형수)은 세계 최악의 살인범들이며, 바이든에 의한 이 혐오스러운 결정은 피해자, 그 가족, 피해자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청 대변인은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법치주의를 지지한다. 미국인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돌아오면 법치주의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연방 사형수 40명 중 37명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한다고 밝혔다. 감형 대상이 된 죄수 대다수는 마약 밀매와 관련한 살인이나 교도관 혹은 다른 수감자를 살해한 죄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전격 발표된 것으로, 적극적 사형론자인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이후 사형 집행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당시인 2020년 17년간 중단됐던 연방 사형 집행을 재개했고, 13명에 대해 사형이 집행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두고 민주당 내부와 피해 유가족의 반발도 나왔다. 마이크 퀴글리 연방 하원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사형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우려하지만, 전국의 법원에서 내린 판결을 행정부가 뒤집는 것 또한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감형 명단에 포함된 사형수 마빈 개브리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이듬해 신고했다가 살해당한 딸을 둔 팀 티머먼은 지역매체 우드TV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감형은 살인자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 가족과 피해자에게는 고통만을 안겨주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대적 감형 조치에도 감형에서 제외된 3명도 주목을 받았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범 조하르 차르나예프,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흑인 교회 총기난사범 딜런 루프, 2018년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기난사범 로버트 바워스까지 3명은 감형 대상에서 제외됐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로는 3명이 숨지고 264명이 다쳤고, 사우스캐롤라이나 총기 난사 사건에서는 9명, 피츠버그 총기 난사 사건 때는 1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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