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졸업생 주요대학 다수 합격 ‘쾌거’
대구교육청 “대학 진학 기회 늘릴 것”
한국에서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IB)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많이 도입되고 있다. 고교에서 IB가 확산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대입’이 꼽힌다.
24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IB는 일반 고교 교육과정과 과목이 다르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1월에 3주간의 평가가 있어 학생들이 수능 준비를 하기 쉽지 않다. 수시로 진학하는 방법이 있지만, 학생 입장에선 대학 선택 폭이 줄어드는 셈이다.
올해 초 대구에 이목이 쏠린 것도 이런 이유다. 대구에선 2021년 첫 IB 인증을 받은 고교에 입학했던 ‘1기’ 학생들이 올해 대학에 진학했다. 일각의 우려와 달리 1기 졸업생들은 수도권 주요 대학과 지방거점국립대 수시전형 등에 다수 합격했고 일부 학생은 미국 위스콘신대, 영국 런던대 등 해외 대학에 진학했다. IB 학급 학생은 학교와 IB 본부의 외부평가를 합쳐 받은 최종 점수를 해외 대학 지원에 활용할 수 있는데, 경북대사대부고의 한 졸업생은 상위 5% 수준의 점수를 받아 세계 대학 순위 21위인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 장학생으로 합격했다. 이 학생은 한국 공통과목 기준 1학년 내신 성적이 3등급대였고, 영어 사교육 없이 학교 수업만으로 영어 공인 점수 등을 취득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1기 졸업생들이 나온 뒤 대입에 대한 우려는 다소 줄어든 분위기다. 경북대사대부고 관계자는 “1∼3기는 IB 학급 정원 50명을 다 못 채웠으나 4기는 지원자가 정원보다 많아 추첨으로 선발했다”며 “대입 때문만은 아니지만 IB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교육청은 IB로 진학 가능한 전국 대학과 학과를 분석해 학교에 공유하는 등 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돕고 있다. 이들이 대입 걱정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진학 가능 전형을 늘리는 데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우리가 미래 교육에 대한 고민 아래 아이들을 배출하고 있는 만큼 대학에서도 이 아이들을 받아줄 수 있어야 한다”며 “대학에 IB 설명회를 여는 등 대학 진학 기회를 넓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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