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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은 우리가 발견한 질서”… 시대·역사 담아 권리를 지킨다

입력 : 2024-12-28 06:00:00 수정 : 2024-12-26 20: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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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의 탄생/ 차병직/ 바다출판사/ 2만8000원

 

템스강이 흐르는 스테인즈와 윈저 사이의 러니미드초원에서 영국의 왕 존은 귀족 대표단과 마주했다. 존 왕은 이때 조카를 살해한 혐의로 프랑스 내 영지를 빼앗긴 뒤 프랑스와 전쟁에서 패하고, 로마 교황으로부터 파문당하면서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려 있었다.

1215년 6월15일, 존 왕은 왕의 권리를 제한하고 상당한 권력을 귀족과 국민들에게 양보하는 내용을 담은 양피지 문서를 귀족들로부터 받아들였다. 훗날 ‘마그나 카르타’라고 부르게 된 권리 장전이었다.

차병직/ 바다출판사/ 2만8000원

주요 내용은 교회의 자율성, 왕으로부터 받은 봉토의 권리, 상업과 무역에 관한 상인들의 권리 등을 보장하는 반면 왕의 헌장 준수 의무를 부과하고 있었다. 마그나 카르타는 비록 근대 헌법처럼 명확한 성문법 체계로 존재하지 않지만 주권이 왕이 아니라 귀족을 비롯해 국민에 있다는 근대 헌법의 정신을 담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되었고, 창조주로부터 생명, 자유, 행복 추구 등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다는 자명한 진리를 믿는다.”

미국은 제퍼슨에 의해 기초된 이 같은 독립선언서를 토대로 영국과 전쟁을 벌여 승리하면서 독립 국가가 될 수 있었다. 미국은 헌법을 먼저 제정한 뒤 의회를 구성했다. 첫 근대적 헌법이었다.

근대 헌법이 탄생한 배경은 파란만장한 역사였다. 현재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헌법은 어떤 형식이든 역사와 함께 만들어졌기에 다양한 역사적 뇌관이 장착되어 있다. 인간이 역사적 삶을 통해 가꾸어 온 사회라는 자연 속에서 생성된 질서를 체계적으로 가치화한 것이 바로 헌법이다.

근대 헌법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보장을 내세우며 그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국가 기관과 권력을 구성하고 배분한다. 그렇다고 헌법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없는 것 또한 역사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교훈이다.

현직 변호사인 저자는 책 ‘헌법의 탄생’에서 헌법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 대헌장(마그나 카르타)부터 시작해 미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일본, 중국, 한국 외에도 북한 라틴아메리카, 이슬람 등 다양한 나라의 헌법 탄생 과정을 정리한다. 개정판.

이를 통해서 각국의 헌법 정신이 조금씩 다를 뿐 아니라 내용이나 체계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프랑스 헌법은 혁명을 거치면서 인간의 권리를 명시한 인권 선언의 정신이 강하게 반영됐고, 독일의 헌법은 근대화 과정을 담아 합리적인 성격이 강하다.

특히 대한민국 헌법의 가치를 정면으로 중대하게 위반한 12·3 비상계엄 사태 속에서 굴곡진 현대사 속에서 우리 헌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추적하며 그 의미를 밝히기도 한다. 부록으로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물론 52개국의 헌법 제1조가 들어가 있다.

“제1조 입법부 제1항 입법권 이 헌법에 의하여 부여되는 모든 입법 권한은 미국 연방의회에 속하며, 연방의회는 상원과 하원으로 구성한다.”(미국)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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