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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만 키운 배구 ‘미들 랠리 비디오 판독’ [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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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26 22:00:00 수정 : 2024-12-26 20: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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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KOVO)은 2024∼2025시즌을 앞두고 비디오판독 제도를 손봤다. 판독 기회를 세트당 1회에서 2회로 늘린 것도 있지만, 모든 판독을 랠리 종료 후에 진행하던 것을 바꿔 네트터치나 포히트, 수비 성공/실패 여부, 오버 네트 등은 상황 발생 시점에 곧장 판독 신청을 해야 하는 ‘미들 랠리’ 판독 제도를 신설한 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다.

국제배구연맹(FIVB)의 규정을 따라감과 동시에 경기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함이었다.

남정훈 문화체육부 기자

도입 때부터 우려가 나왔다. 잘 맞은 스파이크는 시속 100㎞ 이상이 나온다. 이 때문에 0.1초보다 더 짧은 찰나의 순간에 랠리 진행, 종료 여부가 갈릴 수 있다. 그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미 몇 차례 논란에 이어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의 맞대결에서는 포히트 플레이에 대한 미들 랠리 비디오판독을 놓고 감독과 심판진의 설전이 오갔다.

상황은 이랬다. 3세트 GS칼텍스가 16-15로 앞선 상황. GS칼텍스 권민지의 페인트 공격을 블로킹하려던 양효진이 손을 갔다댔다. 공은 모마, 이다현을 거쳐 정지윤의 스파이크로 연결됐다. 양효진의 터치가 블로킹 동작이냐, 수비 동작이냐에 따라 포히트 범실이 불릴 수 있었다.

양효진의 터치를 수비 동작으로 판단한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이다현이 정지윤에게 공을 올리는 순간부터 손을 들고 포히트를 지적했다. 그러나 주심과 부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시켰고, 정지윤의 스파이크는 GS칼텍스 코트에 떨어지면서 랠리가 종료됐다. 이후 이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권대진 부심은 “포히트는 미들 랠리 판독에 해당된다. 이미 볼 데드가 되었기 때문에 비디오판독을 불가”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에 이 감독은 불같이 화를 냈다. 이 감독은 “포히트 완료 시점과 공이 코트에 닿는 랠리 종료 시점이 1초도 채 걸리지 않는 찰나의 순간인데, 대체 언제 판독 신청하란 말인가”라며 길길이 뛰며 해명을 요구했지만, 심판진에게서 돌아오는 말은 “포히트는 미들 랠리 판독 사항”이라는 규정뿐이었다. 납득시킬 만한 근거도 없었다. 팬들의 화를 더 돋우는 불통의 모습이었다.

17-15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 16-16이 됐고, 결국 GS칼텍스는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해 13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 1점에 따라 경기 양상은 달라질 수 있었다.

논란이 크게 번지자 KOVO는 26일 오전 긴급회의를 소집해 해당 사항에 대해 논의를 했다. 결론은 현재 운영 기조 유지 및 시즌 뒤에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개선점을 찾아본다는 것. 몇 차례나 논란이 나왔음에도 현 기조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이번과 같은 논란은 또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남정훈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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