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지난 29일 오전 9시 15분쯤 무안 제주항공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한 소방관은 여객기 몸통에서 떨어져 나간 꼬리 쪽에서 이 같은 애타는 목소리를 들었다. 제주항공 참사 생존자 중 한명인 20대 여성 승무원 A씨가 구조를 요청하는 절박한 소리였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2명만 살아남았는데 A 씨가 그 중 한 명이다.
31일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119구조대는 사고 11분 만인 29일 오전 9시 14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서고현장에서 유일하게 “살려 달라”는 말을 들은 소방대가 꼬리 부분에 난 불을 끄고 안으로 들어갔더니 A씨는 철제 캐비닛에 깔려 있었다. 다른 생존자인 30대 남성 승무원 B씨는 상처를 입고 서 있던 상태였다.
오전 9시 23분쯤 소방대는 B씨를 먼저 구조했다. 27분 뒤인 9시 50분쯤엔 A씨를 누르고 있던 캐비닛을 유압 장비로 들어 올린 뒤 구조했다.
당시 꼬리부분 입구는 여전히 불길이 타오르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구조 당시 여성 승무원은 의식이 있고 말도 가능했지만 남성 승무원은 충격 때문에 넋이 나간 상태였고 사고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병원에 옮겨진 후에도 “깨어보니 구조돼 있더라”라고 했다.
전남소방본부 관계자는 “생존자 2명을 구조한 상황이 그만큼 긴박했다”고 설명했다.
승무원들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다.
제주항공 측은 생존 승무원들이 완치될 때까지 지원할 것이며 완치 후 본인 희망에 따라 근무 관련해 협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사고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과 승객 181명 중 179명의 시신은 11시간여만에 모두 수습돼 공항 격납고에 마련된 임시 안치소에 안치돼 있는 상태다.
수습된 사망자 가운데 164명은 신원이 확인됐다. 나머지 15명에 대한 신원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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