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이 해를 넘긴 가운데 의료계 새 수장을 뽑는 투표가 2일 시작한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선거관리위원회는 회장 선거 투표권을 가진 5만8634명의 회원이 2∼4일 사흘 동안 100% 전자투표 방식으로 의협 제43대 회장을 선출한다고 1일 밝혔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없으면 1·2등이 8일까지 결선 투표를 한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11월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이 ‘막말 논란’ 등으로 탄핵당해 치러지는 보궐선거다.
후보자(기호순)는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 강희경 전 서울의대 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의협 전 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최안나 의협 기획이사 겸 대변인 총 5명이다. 개표 뒤 당선과 동시에 회장 임기가 시작된다.
5명 후보 모두 정부 의대 증원의 부당함을 강조하는 등 강경한 기조를 보인다. 다만, 의대 정원을 어떻게 조정할지 등을 두고서는 후보마다 입장이 갈린다.
가장 강경파인 주수호·김택우 후보는 2025학년도 의대 모집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머지 강희경·이동욱·최안나 후보는 정부 계획대로 2025학년도 입시가 끝날 경우 2026학년도 이후 정원을 대폭 줄이자고 주장한다.
지난달 21일 서울시의사회 주최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선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2025학년도에 증원된 만큼(약 1500명) 줄여주겠다고 할 경우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에 이동욱, 최안나 후보는 “의대생·전공의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의료파탄을 막을 실마리가 될 것”이라며 동의했다. 강 후보는 이미 내년도 의대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어 제안을 받을 수 없다며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0~500명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의협과 정부·정치권과의 향후 협상 방향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향후 일정을 고려해 집행부가 빠르게 입장을 정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대입 시행 계획을 발표하려면 2월 초까지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정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내달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 발표를 예정하고 있고, 3월에는 전공의 수련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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