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동상 제작에 6억원 예산 투입”
최근 동대구역 광장에 세워진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홍준표 대구시장을 닮았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반응 속에서 보수 논객 변희재는 국가보훈처에 공식 민원을 제기하며 동상의 진위 여부를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변희재는 지난달 31일 “국가보훈처에 ‘박정희 동상이 아니라는 판정을 내려달라’는 민원을 넣었다”며 “동상에 안경을 씌워 보니 홍준표 대구시장과 얼굴이 똑같다. 이는 홍준표 동상이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국가보훈처는 동상의 진위를 파악하고 철거할 권리가 있다”며 동상의 철거를 촉구했다.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도 이 논란에 가세했다. 그는 “박정희 동상을 철거하자고 외쳤더니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 동상은 홍준표를 묘사한 것이 아니냐”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박정희 동상의 외형 논란은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지난달 21일 동상이 세워진 직후부터 제기됐다.
이 동상은 높이 3m로, 1965년 가을 당시 중절모를 쓰고 볏단을 안고 활짝 웃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동상 둘레석에는 “보릿고개 넘어온 길, 자나 깨나 농민 생각”과 “재임 18년 동안 모내기와 벼 베기를 한 해도 거르지 않은 대통령”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다.
대구시는 이 동상의 제작에 약 6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동상이 홍 시장과 닮았다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일부는 동상에 안경을 그려 넣은 이미지를 공유하며 “이 동상은 외설로 분류해야 한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또 다른 이는 “박정희와 홍준표를 섞은 얼굴로 박정희 지지층의 표심을 노린 것인가” “이 동상을 홍준표 동상이라고 부르자”는 등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정희 동상에 대한 홍준표 시장의 애정은 각별하다.
그는 지난달 23일 열린 동상 제막식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공과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다양하겠지만, 그의 공에 대한 평가만큼은 대구 시민이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은 대구의 자랑스러운 정신으로, 이를 기념하고 계승하는 것이 선진 대국으로 나아가는 길”이라며 강조했다.
최근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박정희 동상을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영남대학교 교내에 박정희 동상이 세워졌고, 지난달 5일에는 경북 안동의 경북도청 앞에 또 다른 동상이 들어섰다.
박 전 대통령을 기리는 기념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동대구역 동상의 논란은 지역 사회와 여론에 새로운 쟁점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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