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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 홍합에서 영감을 얻다 [연구]

입력 : 2025-01-02 15:24:35 수정 : 2025-01-02 15: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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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경북대, 점막 접착성 나노입자 활용 흡입형 폐암 치료제 개발

국내 연구진이 홍합에서 유래한 접착단백질을 활용해 폐암 치료용 흡입형 생체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포스텍(포항공대)은 화학공학과·융합대학원(의공학전공) 차형준 교수, 화학공학과 정연수 박사 연구팀은 경북대 첨단기술융합대학 의생명융합공학과 조윤기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해 홍합에서 유래한 접착단백질을 활용한 폐암 치료용 흡입형 생체 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차형준 교수(왼쪽부터), 화학공학과 정연수 박사, 조윤기 교수

폐암은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암 중 하나로, 한국에서도 암 발생률 상위권에 속한다. 

 

특히, 전체 폐암 중 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 폐암은 초기에 발견하기 어려워 치료가 까다롭다. 

 

폐암은 크게 소세포성 폐암과 비소세포성 폐암으로 구분된다.

 

비소세포폐암은 비교적 암세포가 크고 선암, 편평상피세포암, 대세포암 등 유형이 다양하다. 각 유형의 분자적 특성 차이로 인해 효율성과 맞춤형 치료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기존 항암제는 일반적으로 정맥주사를 통해 전신에 투여돼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조직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최근 폐에 약물을 직접 전달하는 ‘흡입형 치료법’이 떠오르고 있지만, 폐의 점막 장벽과 면역세포가 약물 전달을 방해해 효과적인 치료가 어려웠다.

연구이미지. 포스텍 제공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수중 접착력이 강한 홍합 접착단백질을 활용, 폐암 치료에 적합한 점막 접착성 나노입자를 설계했다. 

 

특히, 연구팀은 ‘산화·환원 반응성’을 가진 ‘족사단백질 6형(fp-6)’에서 영감을 받아 ‘족사단백질 1형(fp-1)’에 시스테인(cysteine)을 추가해 강한 접착력을 유지하며 폐암 미세환경에서 약물을 선택적으로 방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입자는 폐암 세포 주변의 환원 환경에서는 약물을 방출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정상 조직에서는 방출을 억제해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또한, 홍합 단백질이 가진 생체적합성과 생분해성, 면역 적합성 덕분에 안전성을 확보하는 등 항암물질의 체류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폐암 동물 모델 실험에서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와 그 안에 담긴 항암제는 '네뷸라이저'를 통해 폐로 이동한 뒤 점막에 오랫동안 머물며 암세포의 전이와 침윤을 억제하는 데 효과를 나타냈다. 

 

네뷸라이저는 액체 약물을 미세한 입자로 변환해 흡입할 수 있도록 돕는 의료기기로 주로 호흡기 질환을 치료할 때 사용되며, 약물이 폐나 기도에 직접 전달되도록 도와준다.

 

특히, 이 기술은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도 손쉽게 약물흡입을 통해 자가 투여할 수 있기 때문에 폐암 치료의 접근성을 높이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차형준 교수는 “연구팀의 기술은 폐암 치료의 정밀성과 효율성을 향상하는 동시에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생체재료 분야 최고 국제학술지인 ‘바이오머터리얼즈’에 최근 온라인에 실렸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보건복지부 치의학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과 범부처 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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