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 7곳, 2023년 韓 16번째 등재
남원시, 국내외 전문가 모여 포럼
문화자원 연계 투어 프로그램 모색
고령군, 유적 발굴·정비 사업 전개
경남도, 올 출범 통합기구와 협력
역사·문화 체험 종합적 대책 마련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걸쳐 한반도 남부에 존재한 고대 문명 ‘가야’를 대표한다. 고분군 입지와 경관, 묘제의 변화, 부장유물을 통해 연맹이라는 독특한 정치체계를 유지하면서 주변 중앙집권적 고대국가와 공존한 가야의 문명과 사회의 내부 구조·변천, 소멸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증거이자 사라진 가야문명을 복원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고고학 유적의 의미를 지닌다. 가야고분군은 가야가 멸망한 562년까지 780여곳이나 되며 고분 수는 수십만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전북 남원 유곡리·두락리 고분군을 비롯해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군,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 경남 창녕 교동·송현동 고분군, 경남 고성 송학동 고분군, 경남 합천 옥전 고분군은 2023년 9월 국내 16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가야고분군이 분포한 지방자치단체마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을 보존하고 지속 가능한 이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2일 전북 남원시에 따르면 유곡리와 두락리 일대 9.8㏊에 고분군 40여기가 분포하고 있는 가야고분군에 관한 국제포럼을 3일 오후 1시 실상사 선재집에서 개최한다. 국내외 전문가들을 통해 가야고분군에 대한 인식 확산과 향유, 남원의 자연·역사·문화 자원을 연계한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주제 발표에는 롭 콜린스 영국 뉴캐슬대학 교수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로마 국경지대’ 사례를 통해 본 유산의 보존 관리·활용을, 현장 지질 전문가인 페니 캘로웨이가 영국 세계유산 ‘하드리아누스 방벽 활용’ 사례를 소개한다. 로마 국경지대에는 12개 로마 유적지와 박물관이 존재하고 30개 이상 방문 유적지가 있다. 하드리아누스 방벽은 북부 영국을 가로지르는 국경지대에 241㎞에 걸쳐 있는데, 200개 이상 고대기념물과 유산·박물관 등 관광지가 13곳이 분포해 지역 협업이 최우선 과제다.
남원시는 가야고분군이 분포한 경남·경북 지자체를 비롯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유산학회 등과 긴밀히 협의해 가야고분군을 활용한 세계유산학교 프로그램, 투어버스 운영 등을 개발하고 발전 방향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산동 고분군이 있는 경북 고령군은 정부에 7개 사업을 위한 국비 1220억원을 요청했다. 국립고령박물관 유치와 대가야 중요유적 발굴 조사, 대가야 역사문화권 정비사업 등이 주된 사업 내용이다. 이를 통해 대가야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가야고분군 5곳이 분포한 경남도는 올해 출범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와 협력해 종합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기구는 가야고분군 7곳을 아울러 역사문화권 전반을 통합 보존·활용·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곳으로 연내 김해에 개소할 예정이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국내외 다양한 사례분석을 토대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의 가치를 널리 공유하고 미래 문화 자산이자 세계인의 관광 명소로 만드는 방안을 적극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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