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과 머묾이 한자리인
강물을 보며,
무언가를 따지고
누군가를 미워했다
모든 것이 나에게 나쁜 생각인 줄
모르고서
흘러도, 답답히 흐르지 않는
강을 보면서,
누군가를 따지고
무언가를 미워했다
그곳에서는 아무것도 상하지 않고
오직 나만 피 흘리는 중이란 걸
모르고서
그리고 그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 줄도
까맣게 모르고서
-시집 ‘살 것만 같던 마음’(창비) 수록
●이영광
△1965년 의성 출생. 1998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 ‘직선 위에서 떨다’, ‘그늘과 사귀다’, ‘아픈 천국’, ‘깨끗하게 더러워지지 않는다’ 등 발표. 노작문학상, 지훈문학상, 미당문학상 등 수상.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