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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삶은 작은 것들로 외

입력 : 2025-01-04 06:00:00 수정 : 2025-01-02 20: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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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작은 것들로(장영희, 샘터, 1만8000원)=올해는 에세이스트 장영희 교수가 생을 마감한 지 15년이 되는 해이다. 그가 남긴 산문 중에서 유려한 문장들을 골라 ‘자연, 인생, 당신, 사랑, 희망’이라는 다섯 개의 키워드로 묶었다. 작가이자 문학평론가인 정여울은 장영희를 ‘복잡하고 기나긴 문학 텍스트 속에서도 지극히 간명하고도 아름다운 진실을 캐낼 줄 아는 작가’이며 그의 글을 읽으면 ‘사랑과 희망 같은 평범한 단어들이 밤하늘의 별빛처럼 찬란한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나는 절망과 희망은 늘 가까이에 있다는 것, 넘어져서 주저앉기보다는 차라리 다시 일어나 걷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배웠다.”

착각하는 인간: 호모 에라티쿠스(김창민, 간디서원, 2만원)=대학에서 인문학 강의를 한 저자는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등 인간과 삶의 근본에 관한 질문과 ‘왜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세계 최고인가’ ‘왜 인류는 환경 위기에 처하게 되었는가’ 등 현실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책에 담았다. 저자는 현대인의 삶에 허무주의가 그림자처럼 어른거린다고 진단한다. 허무주의는 세계와 나, 나와 타인을 분리해서 인식하고, 타인을 오로지 대립과 경쟁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서구의 개인주의가 초래한 잘못된 세계관에서 비롯된다. 인간의 몸은 100조마리 이상의 미생물과 함께 사는 하나의 공생체이고, 나와 세계, 나와 타자는 불가분의 관계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다른 방식으로 먹기(메리 I 화이트·벤저민 A 워개프트, 천상명 옮김, 현암사, 2만2000원)=각각 문화인류학자와 역사학자인 모자가 함께 쓴 음식 인문 교양서다. 농업의 기원에서 시작해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 속에서 음식이 어떻게 다뤄졌고, 어떤 기능을 해왔는지 인류 역사를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허시는 오늘날 어떻게 초콜릿의 대명사가 되었을까, 베네딕토회 수도승들은 왜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맥주를 추천했을까, 일본 도쿄에서 요리할 때 절대 생선 배부터 가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은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음식이 역사적으로 다양한 욕망과 이해관계의 중심에 놓여 있었음을 보여준다.

오스카 코코슈카(뤼디거 괴르너, 최호영·김하락 옮김, 북캠퍼스, 3만2000원)=화가 코코슈카(1886∼1980)의 다면적 삶과 예술 세계를 추적했다. 그의 생애와 작품을 본격적으로 다룬 평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코슈카는 인간의 감각과 그 본질을 탐구한 예술가다. 그는 극작가로, 에세이스트로 자신만의 독창적 언어를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 논객이나 교육자로도 활동했다. 이를 통해 예술을 인간의 정신과 감각을 풍요롭게 하는 매개체로 삼았다. 그가 말년에 세운 ‘시각 학교’는 이러한 신념의 결정체로, 예술을 통해 인간성과 사회를 연결하려는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다.

친구에게 들려주는 씩씩한 말(김종원 글, 나래 그림, 상상아이, 1만6800원)=누적 10만부 판매된 베스트셀러 ‘김종원의 예쁜 말 시리즈’ 세 번째 그림책이다. 친구와 관계를 형성하는 아이들에게 용기와 배려, 자신감을 줄 수 있는 말들을 그림과 함께 담았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수록됐다. 예를 들어 무언가를 할 때마다 참견하며 잔소리하는 친구가 있다면 “도와주려는 마음은 고맙지만 이건 나 스스로 할 수 있어”라고 솔직하게 생각을 말하라는 조언을 담았다.

폴란드사(아담 자모이스키, 허승철 옮김, 책과함께, 3만3000원)=그간 폴란드 역사는 왜곡돼 왔다. 18세기 말 폴란드를 분할 점령한 러시아, 프로이센, 오스트리아는 폴란드가 완전한 주권 국가였던 적이 없던 후진적 집단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역사를 재구성했다. 19세기 내내 이 과정을 되돌리고 독립을 되찾기 위해 투쟁한 폴란드인은 서방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질서 있는 진보를 가로막는 존재로 여겨졌다. 지난 2세기의 혼란을 딛고 오늘날 폴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역동적인 국가로 부상했다. 책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문화와 종교적 전통을 수용하고, 대담하고 선도적인 헌법적 실험을 추진했던 폴란드의 역사를 되돌려준다. 천년 동안 폴란드가 걸어온 복잡한 발전 과정을 추적하면서, 폴란드의 정치·경제·군사적 투쟁은 물론 다채로운 문화·예술·사회를 시대별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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