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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 가고 신분증만” 유류품 받은 제주항공 참사 유족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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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02 17:58:48 수정 : 2025-01-02 18: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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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가고 신분증만 왔느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닷새째인 2일 유족들은 또 한번 울었다. 이날 수습당국은 희생자들의 유류품을 유족에게 전달했다.

 

유족들은 이날 낮 12시30분부터 버스를 타고 희생자 유류품이 보관된 사고 현장의 공항 차고지로 향했다. 수습당국은 전달 과정에서 이날은 혼선을 막기 위해 직계가족만 유류품을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2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공항 차고지에 붙은 유류품 보관소 현수막. 연합뉴스

수습당국은 이날 소유자 확인을 마친 유류품에 대해 유가족에게 인계를 시작했다. 이날 오후 사고 현장에 간단한 인사를 하고 유류품 보관소를 다녀온 유족들은 작은 종이 박스를 품에 안고 버스에서 내렸다.

 

희생자의 체취가 담긴 유류품을 본 유족들은 하염없는 눈물을 쏟아냈다. 슬픔을 주체하지 못해 얼굴을 감싸고 소리 내 울며 가족의 부축을 받는 이들도 있었다. 서로 어깨와 등을 토닥이며 “찾았으니 괜찮다”며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한 유가족은 커다란 플라스틱 박스에 여기저기 성한 곳 없이 깨진 회색 캐리어를 품에 안았다. 캐리어의 분홍색 네임태그에는 선명하게 소유자의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유류품을 가지고 이동 셸터로 향하는 도중 계단 난간을 부여잡고 내려가는 등 힘겨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족들은 이동 셸터로 향해 유류품 박스를 열고 흔적을 보며 또다시 오열했다.

 

한 희생자의 부서진 캐리어에는 방콕 여행 기념품으로 보이는 유리병이 포장이 뜯기지도 않은 채 담겨있었다. 가족들은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캐리어 안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꺼냈고, 주변에 있던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은 벅찬 슬픔에 눈을 질끈 감았다.

 

유류품 인수는 소유자가 명확하게 확인된 물품 200여점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무안=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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