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홍진희(62)가 연예계 은퇴 후 필리핀으로 이민을 떠난 이유를 밝혔다.
지난 2일 방송된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이하 ‘같이 삽시다’)에서는 이경애와 홍진희가 사선가에서 보내는 마지막 하루가 그려졌다.
이날 홍진희는 45세에 찍었던 세미 누드집 화보를 소개하며 “이 화보를 찍을 때 ‘괜찮을까?’하고 걱정했는데 주변 식구들이 ‘젊을 때 찍어놔라’고 하셨다. 지금은 이 몸이 안 나온다”고 유쾌한 입담을 자랑했다.
배우 박원숙은 홍진희에게 "왜 필리핀으로 떠냤냐"고 물었다. 홍진희는 "어릴 때부터 40살 되면 은퇴를 하려고 했다. 그 나이가 많은 나이인 줄 알았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엄마가 46세에 돌아가셨다. 그때 투석을 받을 만큼 몸이 안 좋았다. 그땐 나도 철딱서니가 없어서 엄마가 46살이면 살만큼 살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리니까 40살 넘으면 나이가 되게 많은 줄 알았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나라에 가서 살아야 겠다고 생각했고,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그런 생각이 더 짙어졌다"고 털어놨다.
홍진희는 은퇴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회식자리에 갔는데 높은 분이 맥주잔에 소주를 가득 따라주더라. 나는 술을 워낙 잘먹으니까 먹었고, 다시 잔을 드렸다. 서로 잔을 주고 받다가 갑자기 내 뒤통수를 때리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 황당했다. 그래서 나도 열받아서 같이 때렸다.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서 나를 다 봤는데, 나를 딱 때리더라. 그래서 나도 때렸다"고 말했다.
그는 "속으로 '한 대만 더 쳐봐. 나 이거 다 엎고 망신줄거야'라고 했는데 그만 때리더라. '잘 먹었습니다. 맛있게들 드세요'라고 말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내 자리로 돌아왔다"고 떠올렸다.
홍진희는 "근데 당시 그 방송국에 출연하려던 작품이 있었는데 일이 끊겼다. 그 이후에 그 방송국에는 발걸음도 못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홍진희는 이 사건을 계기로 배우 생활에 회의를 느꼈고, 필리핀 이민을 가게 됐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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