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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불안에… 韓국채 명성 ‘균열’ [경제 레이더]

입력 : 2025-01-06 05:00:00 수정 : 2025-01-05 1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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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자본시장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혀온 한국 국채의 명성에 금이 갈 조짐이다. 외국인들이 매도 쪽으로 돌아선 양상인데, 올해 역대 가장 많은 국채 발행을 계획한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5일 재정 당국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고채 보유액은 지난해 12월 들어 약 3조원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 달 동안 국채 현물을 3조원어치 순매도했다는 뜻이다.

선행지표 격인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의 매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은 작년 12월 한국 국채 선물(3∼30년물 기준)을 15조894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12월4일부터 18조713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2021년 9월(-21조3513억원) 이후 3년3개월 만의 최대 순매도 규모다. 한국 국채의 가격 상승(금리 하락) 기대에 베팅했던 투자심리가 주춤해진 것인데, 특히 정치 불안이 매도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조원에 이르는 국고채 발행분, 20조원 규모의 원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현실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추가경정예산의 재원까지 대규모 국채 발행으로 나라살림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확정한 올해 국고채 총발행 한도는 197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순발행 한도만 80조원에 달한다. 만기 도래한 국채 차환 또는 상환 리스크를 덜기 위한 만기 평탄화 바이백(채권 매입) 등 시장 조성용 발행분을 빼고, 나랏빚을 늘리는 이른바 ‘적자 국채’만 80조원 발행된다는 얘기다.

시장에서 10조∼20조원 규모로 내다보는 ‘연초 추경’까지 현실화한다면, 이 역시 전액 적자 국채 조달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20조원 규모의 원화 외평채까지 더해 역대 최대 규모의 국채 발행으로 금리 상승 압력이 높은 상황이다. 게다가 외국인의 매도세까지 가세한다면 시중금리는 크게 뛸 수 있다. 시장에서 국채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상승한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그만큼 조달비용이 급증하게 된다.


이상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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