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고려아연 경영진 검찰에 수사의뢰

“유상증자 불공정거래 의혹” 제기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최윤범 회장 측이 자사주 매입 기간 주주 몰래 유상증자를 진행한 불공정 거래 혐의를 포착하고 검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뉴스1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10월30일 2조50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한 고려아연 경영진과 이사회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검찰에 패스트트랙(신속 수사전환)으로 사건을 이첩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해 10월23일까지 주당 89만원에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뒤 1주일 만인 30일 발행 주식의 20% 수준인 373만2650주를 자사주 매입가보다 낮은 주당 67만원에 일반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자사주 매입에 쓰인 차입금 상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었다.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벌어진 자사주 매입 손해를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희석하는 유상증자로 갚는다는 구상에 반발이 거셌다. 주가도 30일 하한가(-29.94%)를 맞았고 이튿날에도 7.68% 하락했다. 고려아연은 당시 공개매수신고서에 “공개매수 후 재무구조 등에 변경을 가져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금감원 조사 결과 10월 14∼29일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런 사실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은 만큼 공개매수신고서의 허위 기재,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봤다.

안승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