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부정행위 적발 수능 감독관에 “인생 망가뜨리겠다” 협박한 학부모 결국 실형

자녀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를 적발한 시험 감독관에게 “인생 망가뜨리겠다”고 협박한 부모가 1심에서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연합뉴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부장판사 노태헌)은 8일 명예훼손과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48)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2023년 11월 치러진 수능 시험에서 피해자(시험 감독관) A씨는 한 학생의 부정행위를 적발했다. 해당 학생은 부정행위로 인해 시험이 무효로 처리되었다. 

A씨는 감독관으로서 정당하게 업무를 수행한 것이었으나, 학생의 학부모 김씨는 이에 불만을 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A씨의 인적 사항과 근무지를 알아냈다.

이후 김씨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아이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며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가 재직하고 있는 학교까지 찾아가 협박과 폭언을 쏟아냈으며, 허위 사실을 기재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A씨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과 더불어 업무에 피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검찰은 김씨를 불구속 기소했고, 재판부는 김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정당한 업무를 수행했는데 이는 범행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김씨는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김씨를 구속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상태가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기에 더 적합할 것으로 보기에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선고를 받은 뒤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지만 피해자와 접촉하는 것이 2차 가해가 될 수 있어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