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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창조물’로 일컬어진 시계 … 세계사 속 명품의 발자취

입력 : 2025-01-11 06:00:00 수정 : 2025-01-09 21: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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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수공업의 역사 ― 명품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라이너 엘카, 카트린 켈러, 헬무트 슈나이더/임나탈리야 옮김/ 우물이있는집/ 2만원

 

이탈리아 도시 크레모나는 안드레아 아마티(1525∼1577)와 그의 아들 안토니오(1560∼1649), 지롤라모 아마티(1555∼1630)가 만든 바이올린으로 위대한 명성을 얻었다. 지롤라모 아마티의 아들 니콜라 아마티(1596∼1684)는 바이올린 제작자들의 왕조를 세운 안드레아 과르네리(1623∼1698)의 스승이었다. 안드레아의 손자 바르톨로메오 주세페 과르네리(1698∼1744)가 남긴 악기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데 매우 희귀하다. 바이올린의 거장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는 과르네리에 헌정하는 ‘카노네 과르네리우스’를 연주하기도 했다.

니콜라 아마티의 제자이자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악기 제작 장인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48∼1737)는 대략 1100대에 이르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기타, 하프를 만들었는데, 이 가운데 60여대의 첼로를 포함한 650대의 악기가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다.

라이너 엘카, 카트린 켈러, 헬무트 슈나이더/임나탈리야 옮김/ 우물이있는집/ 2만원

책은 1만년 전부터 현재까지 인류 역사에 등장했던 ‘수공업적 전통’에 대한 포괄적인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고대에서 현대까지 수공업이 어떻게 발전하고 계승되었는지를 정리해놓았다. 수공업 제품을 제작하는 장인들, 이들이 만들어낸 수공업 제품의 가치와 의미, 그리고 그 과정에 등장했던 ‘도구’의 중요성은 물론 정치와 사회의 변화가 수공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17∼18세기는 시계 제작의 황금기였다. 시계는 철학을 상징하는 물건이자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는 사치품인 동시에 최고 수준의 기계 정밀도를 보여주는 발명품이기도 했다.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고 스스로 돌아가는 시계는 신이 만든 창조물에 비유되었다. 초기 계몽주의 철학자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1646∼1716)는 인간의 몸과 영혼이 두 개의 시곗바늘처럼 조화를 이루며 작동한다는 관념을 설파했다.

시계 제작자들은 중세 자물쇠 제작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그들만의 독자적인 길드를 결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고, 17세기에서야 유럽 전역에 길드가 형성됐다. 영국 국왕 찰스 1세는 1631년 8월22일 런던 시내에 그들과 상당한 재정적 이해관계가 있는 ‘고명한 시계 제작자 협회’의 설립을 승인했다. 시계와 부품 제작은 리버리 컴퍼니의 회원만 제작할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 활동하려면 5년의 견습 과정이 필요했다. 이들은 교육시간, 상품의 품질 및 시계 거래를 관리하며 경찰의 도움으로 작업장과 창고, 심지어 선박까지 수색할 수 있었다. 오늘날 리버리 컴퍼니는 여전히 존속할 정도로 전통이 있지만, 그 영향력이 과거만큼 강력하지는 않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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