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들·패리스 힐튼 저택도 불타
여의도 25배 110㎢ 피해… 최소 5명 사망
바이든, 대규모재난지역 선포… 순방 취소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해안가에서 시작된 산불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LA 산불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부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주지사는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 LA 고급 주택가인 퍼시픽 팰리세이즈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은 허리케인급 국지성 돌풍 ‘샌타 애나’로 인해 통제 불능 수준으로 확산 중이다. 캘리포니아주 이튼과 허스트, 우들리, 할리우드 힐스 등에서도 추가 산불이 발생하면서 7건의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LA와 그 주변 지역을 초토화하고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이미 여의도 면적(4.5㎢)의 25배 가까운 110㎢ 이상의 면적이 불에 탄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 주민들은 돌풍을 타고 한순간에 도심까지 덮친 이번 산불은 처음 겪는 일이라며 경악하고 있다. 대피령을 받은 인구만 15만5000명에 이른다. LA의 대표 명소 할리우드 지역에도 대피령이 내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의 저택, 할리우드 배우 앤서니 홉킨스, 호텔 체인 힐튼그룹의 상속녀로 유명한 패리스 힐튼의 저택도 불에 탔다고 현지 매체 등이 전했다. 지역에 거주하는 영화배우 제임스 우즈는 CNN에 가족들과 급하게 옷가지와 약만 겨우 챙긴 채 대피했다고 전하며 “어제는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밤사이 1000개 이상의 건물이 파괴됐고, 150만 가구 이상에 전력 공급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 피해 규모도 최대 570억달러(약 83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진화 작업에도 애를 먹고 있다. 1400여명의 소방수가 투입돼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화재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다. 소방용수도 부족해 당국은 주민들에게 물 사용을 제한해 달라고 권고했다.
이번 화재는 주택 500여채가 소실됐던 1961년 벨에어 화재에 이어 가장 파괴적인 화재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이튼 산불은 1월에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로는 41년 만의 최대 규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주를 대규모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연방 차원의 복구 지원을 명령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 예정돼 있던 이탈리아 방문도 화재 대응을 위해 전격 취소했다.
한국 정부는 9일 주LA 총영사관이 현장지휘본부를 설치·가동하고,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안전공지와 피해 여부 확인 등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까지 확인된 우리 국민의 인적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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