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화뇌동” “망하는 지름길” 여권도 비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극우 성향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게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달 28일에도 전 목사가 이끄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을 막지 못했다며 큰절 사죄를 한 바 있다. 여권에서도 “망하는 지름길”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 의원은 지난 5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린 전 목사의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등장했다. 전 목사는 연단에 오른 윤 의원을 향해 “윤상현이 최고래요. 잘하면 대통령 되겠어, 감사해”라고 말했고, 윤 의원은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악수로 화답했다.
전 목사가 “국민의힘 정당, 왜 이 사람들은 하나가 안 돼요”라고 하자 윤 의원은 “송구스럽다”라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전 목사가 윤 의원을 향해 “다음 대통령 내가 하려고 했는데 윤 의원에게 물려줘야겠다”고 하자 서로 웃어보이기도 했다.
이날 윤 의원은 “투쟁의 포문을 저 관저에 있는 대통령이 연 이상 우리는 성스러운 전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며 “너무나도 존귀하신 전광훈 목사님.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나라를 지키는데 가장 선봉에 선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는 윤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윤 의원이) 아이비리그 조지타운대학을 나왔다. 영어 연설을 잘한다”며 “윤 대통령이 이번에 살아나면 외무부 장관 시켜달라 하라”며 권유하기도 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달 28일에도 전 목사가 이끄는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막아내지 못했다”며 사죄의 큰절을 했다. 당시 보수단체 집회 연단에 오른 유일한 현역 의원이었다.
잇따른 전 목사 집회 참여에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 당이 전광훈 목사가 하는 당하고 합당이나 자매결연을 하냐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이거는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며 지적했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도 9일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판에 올라타 부화뇌동하는 것”이라며 “갈등과 반목, 분열을 촉진하는 정치권의 모습은 후유증이 남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집회 참여는 본인의 판단”이라며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해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고 말하자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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