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고속열차 ‘노쇼’하면 위약금 최대 2배…에스알·코레일, 피해 방지 나서

SRT 운영사인 에스알(SR)은 올해 설 명절 기간 SRT 승차권 위약금 기준을 강화해 ‘노쇼’(예약부도) 피해 방지에 나선다고 10일 밝혔다.

에스알은 “승차권 환불 위약금 발생 시기를 앞당겨 조기 반환을 유도하고, 예약부도를 방지해 실제 열차를 이용하려는 고객에게 승차권 구매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이번 설 명절 기간에는 출발 2일 전까지 환불해도 400원, 1일 전에는 5%의 위약금을 부과해 ‘묻지마 예약’이나 ‘대량 좌석 선점 후 반환’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열차 출발 당일에는 환불 시점에 따른 위약금 부과 기준을 평상시 대비 2배 강화한다. 출발 3시간 전까지는 당초 5%를 위약금으로 부과했지만 설 명절 기간에는 10%를 부과하며, 그 이후부터 출발시각 전까지는 10%에서 20%로 상향한다. 출발 후 20분까지는 기존 15%에서 30%로 위약금 기준이 강화된다.

변경 기준은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10일간 운행하는 SRT 승차권을 취소할 때 적용된다. 에스알은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설 명절 승차권 예매를 운영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역시 설 명절 기간 다량의 승차권 선점과 노쇼 피해를 막기 위해 환불 위약금 조정 등의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9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2025년 설 승차권의 사전 예매 기간 판매되지 않은 잔여석을 구매하기 위해 명절 예매대기선에서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코레일도 설 특별 수송 기간인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승차권 환불 위약금을 2배 상향한다. 열차 출발시각을 기준으로 2일 전까지는 최저위약금 400원을 받고, 1일 전은 영수 금액의 5%를 받는다. 당일의 경우 출발 3시간 전까지는 10%, 그 이후부터 출발시각 전까지는 20%, 출발 후 20분까지는 30%의 위약금을 받기로 했다.

예컨대 서울∼부산 구간 KTX 일반석 기준으로 출발 3시간 이내에 환불하는 경우 기존에는 승차권 가격 5만9800원의 10%인 6000원을 위약금으로 받았으나, 설 특별 수송 기간 승차권은 위약금이 늘어나 1만2000원을 내야 한다.

에스알과 코레일이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은 건 명절 기간 일부 승객들이 다량의 승차권을 선점한 뒤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고 반환해 버리는 노쇼 문제로 귀성객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기간(2024년 9월13일∼18일) 발매된 승차권 중 45.2%인 225만매가 반환됐고, 그중 최종적으로 재판매하지 못하고 빈자리로 운행한 좌석이 4.9%인 24만석에 이른다.

이종국 에스알 대표이사는 “예약부도로 인한 좌석 낭비를 줄이고, 실제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승차권 구매 기회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정하고 효율적인 예매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