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개표 참관 등 거부…부정선거 논란 확산
법원도 증거 제시 없이 ‘마두로 승리’ 재확인
美 바이든, 2024년 11월 野 후보를 당선자로 인정
정부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부정선거 논란 속에 3번째 임기를 시작한 것에 대해 ‘민주적 절차 준수’를 촉구하는 입장을 내놨다.
외교부 당국자는 11일 “정부는 베네수엘라 대선 이후 발생한 정치적 불안정과 폭력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며 “베네수엘라 정부가 국민들의 의사와 인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민주적 절차를 준수할 것으로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베네수엘라 정세와 국제 사회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베네수엘라 내 정치적 탄압 중단과 인권 옹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해 7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 직후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되며 반년 가까이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당시 출구조사와 기존 여론조사에선 야권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가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마두로 대통령의 충성파로 구성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종료 6시간 만에 마두로를 당선인으로 선언했다. 자세한 개표 결과도 공개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선관위가 개표 참관을 거부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이 해소되지 않으며 야권 성향 지지자들의 항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졌다.
마두로 대통령이 법원에 선거 결과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긴 했지만, 친(親)여권 판사들은 면밀한 증거 제시 없이 마두로 승리를 재확인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마두로 대통령을 정당한 절차로 선출된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곤살레스를 대통령 당선자로 공식 인정했다.
2013년 정권을 잡은 마두로는 1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갖고 세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임기는 6년으로, 이로써 2031년까지 총 18년간 장기 집권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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